솔리다임 IPO 주관사 선정에도 주주 영향 설명은 '아직'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주관사단을 구성해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 준비가 구체화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지난 1일 내놓겠다고 밝힌 기존 주주 영향에 대한 설명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IPO 대표 주관사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선정했다.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UBS도 주관사단에 합류했다. 솔리다임은 두 대표 주관사와 함께 IPO 전 자금 조달을 위한 투자 유치의 세부 조건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솔리다임의 공모 규모는 약 100억달러 수준이다. 한화로 약 13조3580억 원 수준이다. 상장 시점은 이르면 2027년이며 기업가치는 최대 1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세부 조건이 바뀌거나 주관사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솔리다임의 기업가치가 최대 1500억달러(한화 약 200조2800억원), 자금 조달 규모는 최대 150억달러(20조28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의 상장 추진 여부에 대해 "솔리다임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 5일 조회공시 답변 이후 유지해온 입장이다.
문제는 상장 추진 자체보다 기존 주주에게 미칠 영향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설명하느냐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일 입장문을 통해 “외부 자본을 활용하는 방안은 자체 자금을 활용하는 방안과 비교해 기존 주주의 경제적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충분히 살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향후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할 경우 이사회에서 재무적·사업적 영향을 따져보겠다고도 했다.
이후 일주일 만에 솔리다임의 IPO 주관사단 구성과 프리IPO 마무리 단계 진입 소식이 전해졌다.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한 상장 준비는 구체화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SK하이닉스 주주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설명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솔리다임 상장이 주주에게 미칠 영향을 설명해야 할 의무는 최근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도 명시돼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마련해 지난 8월 3일부터 시행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은 상장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비상장 자회사를 국내외 증시에 상장하는 경우를 적용 대상으로 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모회사 이사회는 자회사 상장이 기존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주주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주주와 소통하고 동의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이사회 의결과 자회사 통지, 관련 공시도 진행해야 한다. 국내가 아닌 미국 증시에 상장하더라도 모회사인 SK하이닉스가 관련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솔리다임의 지배구조는 SK㈜에서 SK스퀘어, SK하이닉스, 미국 투자법인 AI컴퍼니를 거쳐 솔리다임으로 이어진다. 솔리다임이 상장하면 동일한 지배구조 안에서 SK㈜와 SK스퀘어, SK하이닉스에 이어 솔리다임까지 상장사가 된다.
다만 솔리다임의 상장 건은 국내 상장사의 핵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과는 성격이 다르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의 낸드 사업을 약 90억달러에 인수해 출범시킨 해외 사업이기 때문이다. 솔리다임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12조2507억원으로,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의 약 9.3%를 차지했다.
한편 솔리다임의 상장 추진은 SK하이닉스 주가에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마이크론의 SK하이닉스 대비 주가수익비율(PER) 프리미엄이 최근 1.60배까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9월 중순 1.40배까지 좁혀졌던 격차가 한 달 만에 다시 벌어진 것이다.
김 연구원은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가능성을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 할인 요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솔리다임이 별도 상장하면 자회사 가치가 독립적으로 평가되는 반면, 모회사인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는 그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이른바 지주사형 할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솔리다임 상장을 하지 않으면 자금 조달 여력이 줄어 주주환원 규모가 축소될 수 있고, 상장하면 구조적인 디스카운트 우려가 생길 수 있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솔리다임의 상장 추진 여부뿐 아니라 자금 조달 방식과 그에 따른 기존 주주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설명하고 조율할지가 중요하다"며 "SK하이닉스가 밝힌 주주 영향 평가와 보호 방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제시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