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완도해상풍력 3조7000억원 금융주선…6억 달러 그린노트 발행
그룹 ESG금융 누적 49조8000억원, 2030년 목표의 83%
현대차·로레알 협력사 ESG 컨설팅…2027년 전환금융 체계 정비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註)>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소상공인 상생을 바탕으로 한 포용금융에 탄소금융을 더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폭을 넓히고 있다. 사장님들의 전기요금을 줄이는 고효율 기기 교체부터 국내 최대 해상풍력 금융주선, 중소기업 저탄소 전환 컨설팅까지 현장 수요에 금융을 붙이는 '실행형 ESG'가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27일 <녹색경제신문>이 하나금융그룹의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하나은행 발표 자료 등을 종합한 결과, 하나금융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공급한 ESG 여신·채권·투자 누적 규모는 49조8000억원으로 2024년 말 누적(36조8000억원)보다 13조원 늘었다. 2030년까지 60조원을 공급한다는 ‘2030&60’ 목표의 약 83%다. 하나은행은 올해 소상공인 대상 신상품 1조3000억원을 공급하는 한편 전국 5300개 사업장에 100억원을 들여 에너지 기기 교체와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600㎿ 규모로 국내 최대인 완도금일해상풍력 발전단지의 약 3조7000억원 금융주선을 맡았다.
2025년 1월 취임한 이 행장은 취임에 맞춰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소상공인 전담 조직인 소호사업부를 신설하고 같은 해 3월 소상공인 특화 브랜드 '하나더소호'를 내놓는 등 '손님 속으로'를 내건 현장 경영을 이어왔다. 상생의 방식도 자금 공급에서 고정비 구조로 넓혔다. 하나은행은 본지 서면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고금리·고환율로 고정비는 오르고 내수 침체로 매출은 줄어든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매월 발생하는 고정비 부담을 줄이고자 노후화된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 저효율 에너지 기기를 에너지 효율 1~3등급의 고효율 에너지 기기로 전환하도록 지원함으로써 고정비인 전기요금을 실질적으로 절감시켜 드리고 있다"며 "대기업에 비해 ESG 대응력이 취약한 소상공인을 선제적으로 지원해 향후 추가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도 절감하고 점진적으로 탄소중립에도 기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지난 7월 인천 소상공인 지원 협약에서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으로 지역과 함께 성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5300곳 에너지 지원…’대출'에서 '고정비'로 넓어진 상생
하나은행의 ESG 실행은 크게 세 갈래다. 소상공인 사업장의 에너지 효율화, 중소기업의 저탄소 전환 지원, 재생에너지 금융과 녹색 조달이다.
소상공인 부문의 축은 '하나 파워 온 스토어'다. 2022년 그룹 ESG 프로그램으로 출발한 이 사업은 2023년 7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협약을 맺고 50억원 규모로 1360여 개 사업장의 노후 냉난방기를 고효율 기기로 바꾸는 에너지 지원을 시작했다.
올해는 사회연대은행과 함께 대상을 5300곳으로 키워 고효율 에너지 기기 1000곳을 비롯해 사업장 환경 개선, AI 교육, 디지털 전환 기기, 온라인 판로 개척까지 지원한다. 달리 말하면 돈을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매달 나가는 전기요금 자체를 줄여주는 방식이다. 자금 쪽은 지난해 1월 지역신용보증재단 400억원 특별출연으로 6000억원 유동성을 공급한 데 이어 올해 6월 '하나뿐인 사장님대출'과 '하나더소호 성공사다리대출'을 확대한 1조3000억원 신상품이 받친다.
현대차·로레알 협력사까지…’기업 ESG 라운지'로 중기 전환 지원
중소기업 부문에서는 비금융 지원이 먼저 깔렸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2월 기업 인터넷뱅킹에 '기업 ESG 라운지'를 열어 ESG 컨설팅과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ESG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배출량 산정 시스템은 이화여자대학교와 함께 개발해 금융감독원 검증을 거쳤고, 저탄소 전환 목적 대출에는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하나은행은 현대자동차와 로레알 공급망에 속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ESG 평가 대응 컨설팅을 실시해 거래처가 요구하는 평가 항목을 분석하고 기업별 취약 요인의 개선 방안을 제시한 결과 거래 리스크를 완화하고 평가 점수와 등급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러한 사례는 중소기업 ESG 컨설팅이 단순한 평가 대응을 넘어 거래 안정성 확보, 대외 ESG 경쟁력 향상, 환경경영 역량 내재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대기업 공급망 ESG 평가 및 에코바디스(EcoVadis) 평가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기업별 평가 요구사항과 ESG 관리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컨설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완도 해상풍력 3조7000억원·그린노트 6억 달러…내부 실행도 숫자로
재생에너지 부문에서는 하나은행이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완도금일해상풍력 발전사업 추진 협약을 맺은 데 이어 6월 17일 약 3조7000억원 규모의 금융주선 계약을 체결했다. 개발 단계부터 '하나모두성장인프라펀드' 투자를 병행해 사업 실행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조달 쪽에서는 지난해 10월 6억 달러 규모의 그린노트를 발행했다.
내부 실행과 공시 체계도 함께 갖췄다. 하나금융은 8월 13일부터 9월 30일까지 임직원과 손님이 70가지 친환경 미션에 참여하는 ‘HANA Green Mate’ 캠페인을 열고 종료 후 예상 탄소 감축 효과를 산출하기로 했다. 금융권 최초로 KSSB 기준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내놓고 전 관계사 ESG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공시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2020년 대비 사업장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42%, 2040년까지 75%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9월 30일 문을 연 인천 청라 그룹헤드쿼터는 녹색건축 최우수 등급과 건축물에너지효율 1+등급 예비인증을 받았다.
다음은 전환금융…”2027년 중기 저탄소 전환 지원 기반 강화"
하나은행은 2027년 중소기업의 저탄소 전환을 뒷받침할 전환금융 지원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전환금융 기준에 맞춰 내부 규정과 전산시스템을 정비하고 전환 지원 금융상품과 성과관리 지표를 마련하며, 기존 ESG 컨설팅과 연계해 자금조달 부담도 함께 덜겠다는 구상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에너지 효율 개선과 생산설비 및 공정의 저탄소화 등 현장의 전환 수요를 발굴하고 기업별 여건과 감축 계획을 고려한 금융지원으로 연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며 "그룹 녹색금융협의체를 중심으로 자금 공급뿐 아니라 기업의 전환계획 이행과 탄소감축 성과를 살펴볼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구체화해 중소기업의 저탄소 전환이 비용 부담을 넘어 새로운 성장 기회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본연의 상생에 에너지 효율화와 전환금융을 더한 하나은행의 행보가 은행권 탄소금융의 현장형 모델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행장은 앞서 ESG 경영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정윤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