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쏠림’ 우려에 ‘관치’ 논란까지…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마다 부담
상태바
‘KB 쏠림’ 우려에 ‘관치’ 논란까지…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마다 부담
  • 박지안 기자
  • 승인 2026.11.02 22: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천권 쥔 5대 은행장, 본인 연임 심사와 일정 겹쳐
KB금융 회장 교체 전후 국민은행 추천 시점도 변수
수협은행장 17일 임기 만료…후임 선임 지연에 회추위 참여 방식 불확실
은행연합회 CI.
은행연합회 CI.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KB금융 출신이 거론되면서 KB금융 회장 교체와 국민은행장 연임 심사가 인선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추천권을 쥔 은행장 상당수가 연임 심사를 앞둔 데다, 최근 협회장 자리에 KB 출신이 잇따라 오르면서 쏠림 논란도 불거졌다. 관료 출신에는 '관치' 부담이 따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추천 구조와 절차가 인선의 정당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은행연합회는 이르면 이번 주 회추위를 꾸린다. 지난달 26일 정기이사회에서 구성할 예정이었지만 참석 인원을 채우지 못해 미뤄졌다. 조용병 회장의 임기는 오는 30일까지다. 2023년에는 회추위 구성(10월 30일)부터 최종 후보 발표(11월 16일)까지 17일이 걸렸다. 올해는 한 달 안에 추천부터 선임까지 마쳐야 한다.

추천권 쥔 은행장들, 연임 심사와 일정 겹쳐

회추위는 조 회장과 이사 회원사 대표 11명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된다. 이사 회원사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수협·산업·NH농협·IBK기업·BNK부산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대표인 케이뱅크다. 위원은 각 1명 이내의 후보를 추천할 수 있고, 추천받지 못한 인물은 후보군에 오를 수 없다.

문제는 시기다. 이환주(KB국민)·정상혁(신한)·이호성(하나)·정진완(우리)·강태영(NH농협) 행장의 임기가 모두 12월 31일 끝난다. 하나·신한금융은 12월 초 은행장 최종 후보를 정한다. 지주의 인사 평가를 받는 은행장들이 업권 대표를 뽑는 셈이다.

당국도 지켜보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연말 은행장 인선 절차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해킹 사고에 대해서는 최고경영자(CEO) 책임을 처음 묻는 사안이 될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비공개로 운영되는 회추위 구조도 투명성 논란의 불씨다.

KB 회장 교체기…윤종규 추천 시점 주목

국민은행 몫의 추천후보로는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이 거론된다. 다만 그룹 회장 교체와 행장 연임 심사가 맞물려 내부 구도가 복잡하다.

추천권을 행사할 이환주 행장은 올해 KB금융 회장 후보로 이재근 내정자와 경쟁했다. 그를 행장 후보로 추천한 양종희 회장은 물러난다. 이 행장의 연임 여부는 이재근 체제의 첫 주요 계열사 인사가 된다. 이 내정자는 윤 전 회장 시절 지주 재무·전략 담당 부사장을 지낸 인연도 있다.

KB금융 회추위는 지난 9월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양 회장 대신 '세대교체'를 내세워 이 내정자를 택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런 기조 속에서 9년간 그룹을 이끈 윤 전 회장을 다시 업권 대표로 내세우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지주 회장 선임과 협회장 추천은 별개 절차다.

변수는 추천 시점이다. 이 내정자는 20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21일 취임한다. 2023년처럼 열흘 안팎에 후보군을 추리면 추천은 양 회장 임기 중에 이뤄진다. 21일을 넘기면 이재근 체제에서 추천이 이뤄진다. 같은 후보라도 시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수협은행장 선임 지연…회추위 참여 방식 변수

최종 후보는 만장일치가 원칙이고, 합의가 안 되면 과반수 표결로 정한다. 그룹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 비지주계열 은행들의 판단이 중요해진다.

수협은행은 행장 선임이 늦어지고 있다. 행장추천위원회는 9월 22일, 10월 6일, 10월 26일 세 차례 회의를 열었다. 세 번 모두 신학기 현 행장 3표,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2표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최종 후보가 되려면 5명 중 4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11일 4차 회의 가능성이 거론되며, 결렬 시 재공모를 검토한다.

신 행장의 임기는 17일 끝난다. 후임이 정해지지 않으면 신 행장이 직무를 잇는지, 직무대행 체제로 가는지에 따라 회추위 참여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수협은행은 2017년에도 행장 선임이 6개월 넘게 지연됐다.

'KB 쏠림'이냐 '관치'냐…후보마다 부담

윤 전 회장은 2014~2023년 KB금융 첫 3연임 회장으로 LIG손해보험·현대증권·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이끌었다. 걸림돌은 쏠림 논란이다. 이동철 전 KB금융 부회장은 여신금융협회장에, 김기환 전 KB손해보험 대표는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에 올랐다.

국감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주 회장의 협회장 이동 관행과 연합회장 보수·선출 절차를 지적했다. 같은 당 김용만 의원실은 윤 전 회장이 퇴임 당시 기본급의 80%를 기준으로 연 4억원 규모의 경영자문 계약을 맺었다는 자료를 냈다. 추천을 받더라도 본인 수락 여부는 변수다.

대안으로는 허인 전 KB금융 부회장이 거론된다. 2017~2021년 국민은행장을 지냈고 윤 전 회장보다 여섯 살 젊은 1961년생이다. 다만 2023년 함께 KB를 떠난 이동철 전 부회장이 이미 협회장을 맡고 있어 쏠림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관료 출신으로는 윤종원 전 IBK기업은행장과 은성수·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오르내린다. 2014년 이후 공직에서 곧바로 연합회장으로 온 사례는 없어, 선임되면 '관치' 논란이 불가피하다. 민간에서는 약 10년간 SC제일은행을 이끈 박종복 전 행장이 꼽힌다. 그는 현재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여서 선임 시 정리가 필요하다.

조 회장 연임도 정관상 가능하다. 다만 연임 사례는 1989년 선임돼 1992년 재선임된 정춘택 전 회장뿐이다. 논의가 길어지면 임기 내 후임을 못 정할 수도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정완규 전 회장 임기 만료 8개월 뒤에야 후임을 뽑았고, 그사이 정 전 회장이 직무를 이어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회원사 대표가 추천권과 의결권을 함께 쥔 구조라 은행·지주의 이해관계가 반영될 여지가 있다"며 "연임 심사와 일정이 겹치는 만큼 추천 경위와 이해충돌 가능성까지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안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