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고객 수 급감 가능성 높아
대체 거래소 물색 난항 겪을 듯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농협은행과 빗썸의 오랜 파트너십이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농협은행 입장에선 블록체인 보폭을 넓힐 수 있는 큰 거점이 사라지게 된 셈이다. 업계는 농협은행이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블록체인 사업은 은행에게 2030 고객 수를 늘릴 수 있는 것은 물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뤄내는 데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3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국민은행과 실명계좌 발급 제휴를 받고 금융당국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금융당국의 심사를 거쳐 9월 말 신고서가 최종 수리되면 빗썸은 2018년부터 이어져 온 농협은행과의 제휴 관계를 끝내게 된다.
농협은행에겐 큰 타격이 예상된다. 먼저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다수의 고객들을 잃을 전망이다. 최근 민병덕 국회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 전체 계좌 중 거래소와 연결된 비중은 2018년 1.4%에서 지난해 말 5.8%로 증가했다.
더불어 연간 100억원에 육박하는 비이자 수익원 역시 잃게 된다. 물론 농협은행의 전체 수익에선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가상자산 시장이 성장하면 거래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비이자 수익 역시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뼈아픈 결과다.
이에 농협은행은 거래소에 의존하지 않고도 블록체인 시장에서 펼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농협은행은 CBDC 실거래 테스트 은행에 선정되는 것을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은 한은이 발행할 디지털화폐인 CBDC의 실제 지급거래 기능을 시험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달 테스트 은행을 선정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이 테스트 은행으로 선정되면 국민 10만명을 대상으로 CBDC를 선제적으로 유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타 시중은행과의 블록체인 경쟁에서 크게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은 최근 '블록체인 사업 구체화 용역' 공고를 내며 CBDC를 활용한 글로벌 지급결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업계는 농협은행이 독자적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펼쳐나가기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블록체인 업계는 거래소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농협은행이 결국엔 대체 거래소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뒤를 따른다.
하지만 현재 대형 거래소의 경우 이미 타 은행과 제휴 중인 것을 고려하면 농협은행이 거래소 물색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소형 거래소와 제휴를 추진하는 것은 리스크가 커 농협은행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농협은행과 빗썸 사이의 제휴가 마무리되기 위해선 아직 금융감독원의 심사와 금융정보분석원(FIU)의 변경신고 승인 절차가 아직 남아있다. 이 과정에서 승인이 거절된다면 농협은행은 극적으로 빗썸과의 관계를 이어가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농협은행이 빗썸과의 제휴를 이어갈 수도 있다"면서도 "제휴가 마무리될 것에 대비한 블록체인 전략을 세워두는 것이 농협은행에게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