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정부가 ‘대출 규제 강화’를 위해 결국 칼을 들었다. 대출 기간이 대폭 제한되거나 대출 자체가 막히는 등 '역대급 대출 규제 강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최근 치솟은 서울 부동산 가격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율에도 불구하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7월에서 9월로 갑자기 연기하며, 경제 전문가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다.

금융위원회등을 통해 알려진 예정대로라면 DSR 대출 규제 강화는 9월 1일부터 시작이다. 하지만 하루라도 빠르게 대출을 줄이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판단하고, DSR 대출 규제와 별도로 은행권별 대출 규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진행되며, 국민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대출 조건을 대폭 조정한다.

각 은행별 대출 규제 강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각 은행 및 대출 상품에 따라 규제 시행시기가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참고로 국민은행의 가계부채 관리 대책은 29일 바로 시행되며, 다음달 3일부터는 전세 대출 증액범위 한도 제한 및 조건부 대출 중단 등이 추가로 이뤄질 예정이다.

▲국민은행

국민은행은 가계부채 관리 대책에 따라 29일부터 대출 기간을 최대 30년으로 제한하고, 청년 대상 50년 만기 대출은 허용하지 않는다. 또한 비거치식 대출만 허용하며, 1년 거치식 대출은 불가하다.

생활자금 대출은 기존 기취급 건을 포함해 최대 1억 원으로 제한되며, MCI(모기지보험)/MCG(모기지신용보증) 가입이 불가능하다.

마이너스 통장 한도는 5천만 원으로 축소된다. 나대지 담보 대출 금지, 타행 전세자금대출 대환도 금지된다.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한 대출 규제는 3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며 전세대출 시 기타 대출 상환 조건부 대출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신규 주택 구입자의 잔금일 전세대출, 매매사업자 주택 잔금 대출, 다주택자 주택 잔금 대출, 2주택자의 1주택 매도 조건 등이 대출 제한 대상에 포함된다.

가계 대출 축소를 유도하기 위해 부동산담보대출 중도 상환수수료는 한시적으로 면제된다.

▲우리은행

우리은행은 9월 2일부터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 대환 대출 및 추가 대출을 금지한다. 퇴거 자금 대출과 추가 대출이 불가하며, 생활 안정 자금도 2억 원 이상 대출이 제한된다.

소유권 이전, 신탁 등기 말소 등 특정 조건이 붙은 전세자금 대출 취급이 제한되며, MCI/MCG 가입도 허용되지 않는다.

▲농협은행

농협은행은 대환 대출을 허용하지 않으며, MCI 가입도 불가하다. 이를 통해 대출을 통한 부동산 투자를 제한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신탁 등기 물건지에 대한 대출 취급을 불허하며(기금 상품 제외), SGI(서울보증보험), HUG(주택도시보증공사), HF(한국주택금융공사)와 같은 보증기관의 대출도 취급하지 않는다.

조건부 전세자금대출도 중단되며, 매수자가 주택 구입과 동시에 전세를 주는 형태의 갭투자를 차단하기 위해 선순위 채권 말소나 감액 조건의 전세대출도 중단된다. 유주택자의 주택 처분 조건도 대출 불가 대상에 포함된다.

정부 대출 규제 강화, 전문가들 반응은? "주택 시장에 큰 변화 예상"

정부의 이번 대출 규제 강화는 주택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가 특히 갭투자와 같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를 제한하려는 의도”라며 “주택을 매수한 동시에 전세를 놓으면서 시세 차익을 노리던 투자자들의 접근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일 것”이라고 했다.

또한 “단기적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매물이 증가하면서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MCI와 MCG와 같은 보증 상품이 제한되면서 대출 가능 금액이 축소되고, DSR규제도 강화되어 대출자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있다”라며 “다주택자나 신규 주택 구입자들이 이번 규제 강화로 인해 자금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대출 규제 강화와 함께 DSR 규제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은행별로 자체적인 DSR 기준이 40%에서 더 낮아질 수 있다.

현재 DSR이 적용되지 않았던 일부 대출에도 이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로 인해 대출자들은 더욱 높은 대출 심사 기준을 통과해야 하며, 대출 한도 역시 감소할 전망이다.

정책 전문가는 “이번 대출 규제 강화는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투기성 수요를 억제하고 대출 리스크를 줄이려는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조치”라며 “은행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출 조건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출자들은 더욱 신중하게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