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이익 1조9150억원·ROE 29.6% 기록에도 주주환원 정량 목표 부재
KDB생명 인수, 이중레버리지 123%...인수 이후 추가 출자 부담 변수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자기자본이익률(ROE) 29.6%를 기록하며 높은 수익성을 보였지만, 배당성향과 총주주환원율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올해 예상 배당성향도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KDB생명 인수에 따른 자본 투입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성장 투자에 비해 주주환원 정책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의 올해 예상 배당성향은 23.8%로 지난해 25.1%보다 1.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배당총액을 두 배 이상 늘리며 고배당기업 요건을 충족했지만, 올해 시장 전망대로 배당성향이 낮아지면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위한 기준에도 미달하게 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의 2026년 예상 배당성향은 NH투자증권(43.3%), 삼성증권(36.2%), 키움증권(27.3%) 등 주요 상장 증권사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배당성향 역시 NH투자증권(47.3%) 등 고배당 증권사에 비해 낮았으며, 주가 대비 기대배당수익률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배당수익률에서도 주요 증권사와 차이를 보였다. 하나증권이 지난 13일 추산한 한국금융지주의 기대배당수익률은 6.0%로 키움증권(8.5%), NH투자증권(8.2%), 삼성증권(8.1%)보다 2%포인트 이상 낮았다. 지난 23일 종가를 반영한 기대배당수익률도 6.7% 수준에 머물렀다.
배당수익률과 달리 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한국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연결 당기순이익은 1조9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2조4505억원으로 119.7% 늘었다. 핵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1조731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자기자본도 확대됐다. 상반기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9.6%로 지난해 연간 ROE인 18.5%를 웃돌았으며, 자기자본은 13조8129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5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제시한 2030년 ROE 목표 15%를 이미 초과 달성했으며, 자기자본 목표인 15조원에도 근접했다.
반면 주주환원 정책은 실적 성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도 운용수익률 개선과 신사업 확대를 통한 이익 성장에 중점을 뒀으며,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구체적인 주주환원 목표를 제시한 것과 달리 배당성향과 총주주환원율에 대해서는 정량적인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KDB생명 인수도 주주환원 확대의 변수로 꼽힌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8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산업은행과 사전 자본확충 규모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본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산업은행에 인수 전 약 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요구한 반면, 산업은행은 3000억~5000억원 수준의 추가 출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의 올해 6월 말 기준 경과조치 적용 전 지급여력비율(K-ICS)은 78.7%, 기본자본 K-ICS 비율은 -26.1%로 자본건전성이 취약한 상태다. 산업은행의 사전 증자 규모가 한국금융지주의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인수 이후 추가 출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자금조달 여력도 부담 요인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약 123%로, 인수대금 마련 과정에서 자체 재원과 자본성 조달을 병행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인수대금과 추가 출자에 따른 자본 소요가 확대될 경우 기존 배당성향 유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3% 수준으로 인수 대금 충당을 위해 자체 재원뿐만 아니라 자본성 조달이 병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자본 투입 시 기존 20%대 중반 수준의 배당성향이 유지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