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3분기 실적 '먹구름'...거래 위축·평가손실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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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3분기 실적 '먹구름'...거래 위축·평가손실 직격탄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6.10.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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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지주·미래에셋·삼성·NH·키움 합산 순익 1조2000억원대 추정...전분기보다 72% 감소
국내외 거래대금 위축에 위탁매매 수익 감소…해외 투자자산 평가손실까지 겹치며 실적 부담 확대
상반기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자본 확충·발행어음·IMA 기반 중장기 수익성 개선 주목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상반기 증시 활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둔 대형 증권사들이 3분기에는 뚜렷한 감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주식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매매 수익이 줄어든 데다 채권금리 상승과 해외 투자자산 평가손실이 겹치면서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이라는 분석이다.

1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증권가는 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등 주요 5개사의 3분기 합산 지배주주순이익을 1조2000억원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분기(4조5497억원)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1조9283억원) 대비 30%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시장 컨센서스(1조9421억원)도 30% 이상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별 추정치에는 차이가 있다. 메리츠증권은 주요 5개사의 합산 순이익을 1조2704억원으로 예상했으며 신한투자증권은 1조2523억원, KB증권은 약 1조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거래 위축에 따른 위탁매매 수익 감소와 투자자산 평가손실을 공통적인 감익 요인으로 지목했다.

주요 수익원인 위탁매매 부문부터 부진이 예상된다. 3분기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52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41.7% 감소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도 1249억달러로 30.7% 줄었고 상장지수펀드(ETF)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22조9000억원으로 18.5% 감소했다. 이에 따라 메리츠증권이 추정한 주요 5개사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2분기 1조9160억원에서 3분기 1조2640억원으로 34.0% 축소됐다.

다만 위탁매매 수익 감소에는 상반기 높은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대형 증권사의 3분기 위탁매매 수익은 전분기 대비 감소하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수익 감소가 거래 위축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와 상반기 실적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용거래 둔화도 이자수익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3분기 말 신용공여 잔액은 34조원으로 전분기보다 10.4% 줄어 관련 이자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고객예탁금은 9월 말 기준 105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6.9% 증가해 증시 주변 대기자금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고객예탁금의 금융상품 투자 전환 여부에 따라 향후 자산관리(WM) 부문의 수익 확대 가능성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운용손익 악화도 실적 하락의 배경으로 꼽힌다. 9월 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011%로 6월 말보다 30.8bp(1bp=0.01%포인트) 상승했고, 10년물도 4.407%로 31.6bp 올랐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보유채권의 평가손실 부담이 커지면서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특히 주요 증권사의 합산 순이익 감소에는 해외 투자자산 평가손실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메리츠증권 추정치를 기준으로 주요 5개사의 전분기 대비 순이익 감소액은 3조2793억원이며, 이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의 감소액은 2조532억원으로 약 62.6%를 차지한다. 업계 전반의 위탁매매 수익 감소와 별개로 특정 증권사의 대규모 평가손실이 합산 실적 감소폭을 키우는 구조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 투자자산이 실적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하나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연결 지배주주순손실을 4088억원으로 전망했다. 스페이스X 주가가 2분기 말 약 170달러에서 3분기 말 150달러 수준으로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도 1549원에서 1353원으로 낮아지면서 관련 평가손실이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말 스페이스X 투자자산 규모는 약 5조원으로, 이 가운데 약 4조6000억원이 가치 변동을 당기손익에 반영하는 금융자산으로 분류돼 있다. 메리츠증권은 관련 평가손실을 약 7000억원으로 추산해 하나증권보다 손실 규모를 작게 봤다. 투자자산의 가치와 환율 변동에 따라 실제 실적과 증권사별 추정치 사이에도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도 전분기 대비 감익이 예상되지만 실적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증권은 삼성증권의 3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을 전분기보다 24.7% 감소한 3678억원으로 예상했다. 위탁매매 수수료 손익과 자산관리(WM) 손익이 각각 26.8%, 25.0% 줄고 트레이딩 및 기타 손익도 38.4%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순이익이 약 1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금융(IB) 부문은 업계 전반의 수익 감소 속에서도 회사별 차별화가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주요 증권사의 인수·주선 수수료가 전년 동기보다 17.9%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부 증권사는 주요 기업공개(IPO) 주관 수수료가 반영되면서 IB 부문의 실적 둔화 폭이 다른 사업부보다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업계의 단기 실적 부진에도 자본 확충과 조달구조 다변화가 중장기 수익성 개선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주요 증권사의 별도 기준 평균 자기자본은 9조7000억원으로 연초 대비 11% 증가했다. 자기자본 확대에 따른 기업금융과 트레이딩, 신용공여 여력 증가에 더해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를 통한 자금조달 다변화도 수익 기반을 넓히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증권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로 코스피(1.7배)를 밑도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메리츠증권이 분석한 주요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7조88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 6조74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둔화 우려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가운데 올해 예상 평균 배당수익률이 6%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금리 변동성에 따른 영업환경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증권사들의 자본 규모는 과거와 다른 수준으로 확대됐다"며 "자기자본 확대로 투자 여력이 커지고 발행어음과 IMA를 통해 조달구조도 다변화된 만큼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 모험자본 투자 확대를 통한 이익 경쟁력 강화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예탁금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WM 수익 확대와 발행어음·IMA를 통한 추가적인 이익 창출 여력은 유효하다"며 "상반기 견조한 실적과 올해 예상 평균 배당수익률 6%를 고려하면 고배당 매력에 기반한 투자 접근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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