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굴기] 10조 실탄·반도체 캡티브…'로봇 관제' 선점한 LG CNS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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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굴기] 10조 실탄·반도체 캡티브…'로봇 관제' 선점한 LG CNS 맹추격
  • 김지윤 기자
  • 승인 2026.09.29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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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RX사업팀, 내년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 출격
반도체 등 제조 캡티브 마켓·자금력 바탕 M&A 무기
지난 8일 열린 삼성SDS 리얼 서밋 2026에서 이준희 대표가 RX 사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삼성SDS가 로보틱스 전환(RX·Robotics Transformation) 전담 조직을 출범시키면서 삼성그룹의 로봇 사업 밑그림이 한층 선명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그룹의 로봇 사업을 총괄하고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로봇 하드웨어를, 삼성SDS가 다수의 로봇과 생산설비를 연결하는 관제·오케스트레이션을 담당하는 구조다.

다만 경쟁사인 LG그룹과 비교하면 사업 구조가 상당 부분 겹치는 가운데 플랫폼 제품화와 현장 적용에서는 LG CNS가 한발 먼저 움직이고 있다. LG CNS가 올해 5월 이미 로봇 학습과 운영·관제 플랫폼을 출시한 것과 달리 삼성SDS의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은 2027년 출시가 목표다. 피지컬AI 경쟁에서 현장 데이터와 적용 레퍼런스가 핵심 자산으로 떠오르는 만큼 삼성SDS가 기존 제조IT 역량과 대규모 투자 여력을 활용해 시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힐지가 관건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지난 6월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 산하에 ‘RX사업팀’과 ‘RX실행팀’을 신설하며 로봇 사업을 본격화했다. RX사업팀장에는 KT AI2XL연구소장을 지낸 배순민 상무를 영입했다. 

삼성SDS가 RX 사업의 첫 번째 핵심 과제로 삼은 것은 ‘로봇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이다.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을 연결해 작업을 배분하고 이동 경로와 고장 등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피지컬AI 기반 자율공장의 ‘관제탑’ 역할을 한다.

삼성SDS는 이 분야에서 기존 제조IT 사업과의 시너지를 자신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5년간 반도체와 2차전지, 바이오 등 430여개 제조 고객사를 대상으로 제조실행시스템(MES)과 설비·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국내 최대의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SDS는 이를 기반으로 2027년부터 생산설비와 로봇을 하나로 연결하는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LG CNS는 학습부터 관제까지···제품화에서는 한발 앞서

플랫폼 제품화에서는 LG CNS가 먼저 움직였다. LG CNS는 지난 5월 피지컬AI 플랫폼 ‘피지컬웍스(PhysicalWorks)’를 공개하고 로봇의 학습부터 현장 운영까지 아우르는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었다.

피지컬웍스는 크게 ‘포지(Forge)’와 ‘바통(Baton)’으로 구성된다. 포지는 로봇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가공하고 시뮬레이션과 검증을 거쳐 실제 현장 투입을 지원한다. 바통은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에 작업을 배분하고 이동 경로를 최적화하는 등 다수의 로봇을 통합 운영·관제한다.

삼성SDS가 내년 공개를 목표로 개발하는 로봇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은 기능상 피지컬웍스의 ‘바통’과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 반면 포지처럼 로봇 학습 데이터 수집·가공부터 시뮬레이션·검증까지 수행하는 별도 플랫폼을 자체 제품화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삼성SDS 관계자는 "현재는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 개발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으며, 향후 로드맵은 사업 진행 추이에 따라 단계적으로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사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독보적인 MES 역량이 이번 로봇 플랫폼 개발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며 "추가적인 플랫폼 고도화나 PoC, 외부 시장 적용 시기 등은 구체화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먼저 제품을 내놓은 LG CNS는 현장 레퍼런스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LG전자와 약 1900억원 규모의 피지컬AI 인프라 계약을 체결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학습 PoC와 피지컬웍스 플랫폼, GPU 기반 AI 인프라 등을 공급하고 있다. 캡티브 마켓 외에도 부산 스마트시와 타워팰리스 경비로봇 등에서 피지컬웍스를 적용 중이다.

10조원 투자 여력에 삼성 제조현장까지···추격 실탄은 충분

다만 삼성SDS가 대규모 투자 여력과 삼성전자라는 강력한 캡티브 마켓을 바탕으로 LG CNS와의 시차를 빠르게 줄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SDS는 이달 열린 리얼 써밋 2026에서 KKR과의 협력으로 확보한 신규 자금 약 1조2200억원과 기존 현금성 자산 6조6000억원 등을 바탕으로 2031년까지 총 1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KKR은 지난 4월 삼성SDS가 신규 발행한 1조22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인수하며 전략적 투자자로 합류했다. RX는 이 가운데 주요 투자처 중 하나로 꼽힌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는 최근 향후 투자 방향으로 AX와 RX, 물류 등 세 분야를 제시하면서 RX에서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관련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KKR과 글로벌 M&A에서도 협력하고 있어 자체 플랫폼 개발뿐 아니라 외부 기술 확보를 통해 RX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는 지난 8일 열린 ‘리얼 서밋 2026’에서 “현재 RX 분야에서도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관련 지분 투자 등을 생각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결과물을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이 보유한 방대한 제조현장도 강점이다. 특히 반도체 제조는 현재 로봇 분야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수요를 창출해 내고 있는 분야다. 삼성SDS는 이미 삼성전기, 세메스와 함께 부품 핸들링과 소모품 교체 공정의 로봇화를 기술 검증 중이다.

로봇 전환 역시 투자 대비 확실한 효익(ROI)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만큼, 고도화된 제조 인프라를 갖춘 반도체 분야만 한 최적의 무대는 없다는 평가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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