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은 수신 방어, 토뱅은 이자비용 절감으로 NIM 유지…케뱅은 자산 확대로 마진 개선
금리 경쟁 자체보다 조달비용과 수익성 자산 운용이 실적 변수로 부상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은행권 예금금리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수신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정기예금 금리를 끌어올린 데 이어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하는 모습이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셈법은 엇갈린다. 카카오뱅크가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예금 확보에 나선 반면, 토스뱅크는 오히려 수신 규모를 줄이며 이자비용 부담을 덜어내는 쪽을 택했다. 케이뱅크는 수신 잔액을 유지한 채 개인사업자대출을 늘려 수익성 방어에 무게를 두고 있다.
카뱅, 1년 예금 3.7%로 인상…시중은행과 금리 격차 확대
2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정기예금과 자유적금 금리를 각각 0.10%포인트(p) 인상했다.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6%에서 3.7%로, 자유적금 금리는 연 3.65%에서 3.75%로 올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현재 주요 은행 가운데 우대금리 없이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도 수신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지만 카카오뱅크와의 격차는 다시 벌어졌다. 22일 기준 5대 은행의 1년 만기 대표 정기예금 금리는 KB국민·우리은행 연 3.5%, NH농협은행 3.45%, 신한·하나은행 3.4% 수준이다. 하나은행은 이달 들어서만 두 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이번 인상으로 카카오뱅크와 5대 은행 간 금리 차는 0.2~0.3%p로 확대됐다.
반면 다른 인터넷은행과의 금리 차는 크지 않다. 토스뱅크와 케이뱅크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3.5~3.6% 수준으로, 카카오뱅크보다 0.1~0.2%포인트 낮다.
기준금리·은행채 금리 상승…예금금리 인상 압력
예금금리 상승의 배경에는 시장금리 오름세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7월과 8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25%p씩 인상해 현재 연 3.00%로 운용하고 있다. 은행채 금리도 상승세다. 은행채 1년물(무보증·AAA) 금리는 8월 10일 연 3.660%에서 9월 10일 3.858%로 한 달 새 19.8bp 올랐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도 커진다. 여기에 대출 총량 규제로 자산을 빠르게 늘리기 어려워지면서 수신 확대가 곧바로 수익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환경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해 예금을 확보하더라도 이를 대출 등으로 운용하지 못하면 이자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예금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이미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월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이달 17일 기준 1010조3722억원까지 증가했다. 수신 경쟁이 다시 치열해지는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예금 확보와 조달비용, 자산 운용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토뱅, 수신 3조원 감소…이자비용 줄며 순익 45.8% 증가
토스뱅크는 금리 경쟁을 통해 수신을 늘리기보다 조달 규모를 줄여 이자비용 부담을 낮췄다. 6월 말 수신 잔액은 27조757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3조원(9.9%) 감소했고, 이에 따라 상반기 이자비용도 2347억원으로 전년보다 307억원 줄었다. 수신 감소에도 순이자이익은 4233억원으로 1.5% 증가했고 NIM은 2.57%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상반기 순이익 역시 589억원으로 45.8% 늘었다.
다만 수신 감소가 지속되면 향후 자산 성장에 필요한 조달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가 예금금리를 3.7%까지 높인 상황에서 토스뱅크가 수신 방어를 위해 금리를 올릴 경우 지금까지 낮춰온 이자비용 부담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있다.
카뱅은 수신 방어, 케뱅은 자산 확대로 NIM 개선
카카오뱅크는 금리를 올려 수신 기반을 유지하는 동시에 개인사업자대출을 확대하며 자산 운용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말 수신 잔액은 67조11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4% 늘었다. 상반기 순이익은 3280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였으며, 상반기 NIM은 2.07%를 기록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3조6870억원으로 45.2% 증가해 여신 순증액의 48%를 차지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높은 저원가성 예금 비중으로 시중은행 대비 자금 조달 비용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수신 규모를 유지하면서 자산 운용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마진을 끌어올렸다. 2분기 말 수신 잔액은 26조6000억원으로 머니무브 속에서도 수신 기반을 유지했다. 특히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이 1조6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늘면서 NIM은 1.38%에서 1.59%로 0.21%포인트 개선됐다. 다만 채권매각이익 감소로 비이자이익이 68.2% 줄면서 상반기 순이익은 601억원으로 28.6% 감소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시장금리와 수신 잔액, 자금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신전략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리 경쟁보다 조달비용·자산 운용이 실적 좌우
같은 금리 환경 속에서도 인터넷은행 3사가 택한 길은 달랐다. 카카오뱅크는 금리를 올려 수신 기반을 지키는 데 주력했고, 토스뱅크는 수신을 줄여 이자비용 부담을 덜어냈다. 케이뱅크는 수신 규모를 유지하면서 수익성 높은 자산을 늘려 NIM을 끌어올렸다.
하반기 실적의 관건은 예금금리 경쟁 자체보다 조달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확보한 자금을 수익성 있는 자산으로 얼마나 연결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마다 수신 규모와 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조달한 자금을 얼마나 수익성 있게 운용하느냐”라며 “금리 경쟁이 다시 본격화한 만큼 조달비용과 자산운용 사이의 균형이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안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