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플러스클럽' 카드 꺼냈지만 여전히 30% 밑에서 고전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올 상반기까지 지켜온 '30%대 점유율'이라는 마지노선을 잃고 반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밀려났다.
16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빗썸의 월평균 점유율은 올해 1월 26.30%, 2월 27.35%, 3월 26.57%, 4월 29.33%로 20%대 후반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여왔다. 상반기 내내 30%대를 유지해온 흐름이었다. 그런데 미래에셋증권의 지분 확대를 등에 업은 디지털엑스(옛 코빗)가 무료 수수료 정책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판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달(8월) 3일 빗썸의 점유율은 19%까지 떨어지며 이례적인 저점을 찍었다. 이후 일시적으로 20%대를 회복하기도 했지만, 24일 다시 19.8%로 주저앉으며 20% 선을 재차 하회했다.
빗썸은 이에 반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3일 창립 13주년(내년 1월 5일)을 앞두고 신규 가입자나 올해 거래 이력이 없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리워드 프로그램 '플러스 클럽'을 시작했다. 원화 거래 고객 중 월 5000만원 이상 누적 거래 시 대상이 되며, 일평균 보유자산을 기준으로 연 13% 상당의 비트코인이 매일 적립되는 방식이다. 혜택은 하루 1만4000원, 월 42만원, 연간 최대 500만원까지 지급된다. 코인원·디지털엑스처럼 거래 수수료 자체를 없애는 대신, 예치자산에 대한 보상으로 승부를 건 셈이다.
하지만 이런 반격에도 빗썸의 고전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국내 5대 원화 거래소 중 코인원의 점유율이 8월 평균 2.72%에서 9월 5.9%로, 디지털엑스가 0.55%에서 1.06%로 각각 두 배 안팎 뛰는 사이, 빗썸의 점유율은 30%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업비트는 이 기간 지배력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반면, 유독 빗썸만 수수료에 민감한 투자자 이탈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0원 경쟁'의 여파가 업비트보다 빗썸에 유독 크게 나타나는 이유로 두 거래소의 고객 특성 차이를 꼽는다. 빗썸은 그동안 낮은 거래 수수료와 각종 할인·프로모션을 적극 활용해 거래 비용에 민감한 투자자층을 확보해왔는데, 이런 가격 민감형 고객군일수록 더 싼 조건을 제시하는 경쟁사로 쉽게 옮겨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빗썸은 2023년 10월에도 전 종목 수수료를 없애고 4개월간 무료 정책을 이어간 전례가 있을 만큼, 수수료 마케팅의 위력을 가장 먼저 경험한 거래소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에는 그 학습효과가 경쟁사들에 의해 그대로 활용되며 역풍을 맞은 셈이다.
빗썸으로서는 지난 3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영업 일부정지 6개월과 과태료 368억원의 중징계를 받은 뒤 서비스 고도화와 공격적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렸던 회복의 성과가, 이번 수수료 무료 경쟁으로 다시 흔들리는 형국이다. 빗썸의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를 합한 마케팅 비용은 2023년 161억원에서 지난해 2448억원까지 늘어난 상태라, '플러스 클럽' 역시 상당한 비용을 수반하는 카드로 보인다. 예치금 보상 방식이 수수료 완전 무료화만큼의 직접적인 반등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아니면 업계 전반의 출혈 경쟁만 심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지 다음 달 점유율 추이가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빗썸이 수수료를 직접 낮추는 대신 보유자산에 대한 리워드를 강화한 것은 거래 비용보다 고객의 자산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차별화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수수료 무료화와 달리 거래가 없는 이용자에게까지 혜택이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구조는 아니어서 단기간에 점유율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거래소 간 경쟁이 수수료뿐만 아니라 예치자산 리워드와 각종 이용자 혜택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결국 고객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제공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향후 빗썸의 점유율이 다시 30% 안팎으로 회복되는지 여부가 이번 전략의 효과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