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도 코인 손실은 공제 못 받고, 이듬해 이익만 과세…유예 청원 5만명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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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도 코인 손실은 공제 못 받고, 이듬해 이익만 과세…유예 청원 5만명 넘었다
  • 박지안 기자
  • 승인 2026.09.15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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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가상자산 과세 앞두고 손실 이월공제·취득가액 검증 쟁점 부상
과세 폐지 청원도 심사 요건 충족…정부는 예정대로 시행 방침
거래자료 인프라와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 보완 여부 주목
보험사의 가상자산 투자가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규제 체계가 이를 온전히 반영치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출처=Pixabay]
[출처=Pixabay]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내년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2년 더 미뤄달라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동의자 5만명을 넘겼다. 투자자가 한 해에 본 손실을 다음 해 이익에서 공제받지 못하는 구조가 대표적인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과세 시행 전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1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1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공개된 ‘코인과세 2년 유예에 관한 청원’은 이날 오전 기준 5만1746명의 동의를 얻었다. 전날 동의자 5만명을 넘기면서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을 충족했다.

앞서 지난 5월 가상자산 과세 폐지를 요구한 국민동의청원도 5만908명의 동의를 받았다. 가상자산 과세 유예와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잇따라 국회 심사 요건을 충족하면서, 2027년 과세 시행을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2년 손익은 0원인데 세금은 1045만원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가상자산을 팔아 얻은 수입에서 취득가액과 수수료 등 필요경비를 뺀 소득을 기준으로 같은 해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과세한다. 연간 순이익 250만원까지는 기본공제가 적용된다. 이를 넘는 금액에는 소득세 20%가 부과되며, 지방소득세까지 합치면 실제 세율은 22%다. 첫 신고·납부는 2028년 5월에 이뤄진다.

문제는 손실과 이익이 서로 다른 과세연도에 발생하는 경우다. 현행 제도에는 가상자산 양도손실을 다음 해로 이월해 공제하는 손실 이월공제 규정이 없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한 해 가상자산 거래에서 손실을 본 뒤 다음 해 이익을 거둬 원금을 회복한 경우를 보자. 두 해의 손익을 합산하면 손실이 없더라도, 과세연도별로 소득을 산정하는 현행 세법에서는 전년도 손실을 다음 해 이익에서 공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실제 경제적 손익과 과세 대상 소득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이는 각 과세연도에 해당 손익 외 다른 거래가 없고, 취득가액과 수수료가 모두 정확히 반영됐다는 단순화한 사례다. 실제 과세표준과 납부세액은 거래 내역과 필요경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손실 이월공제에 취득가 검증까지…과세 보완 과제

이번 유예 청원은 과세 원칙 자체보다 실제 세액 산정이 가능한 환경이 갖춰졌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거친 가상자산은 최초 취득가액을 확인하기 어렵고 거래 방식에 따라 과세 기준도 불명확하다는 것이 청원 취지다.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은 여러 거래소 거래를 합산해 투자자별 평균 매입가격을 계산하는 ‘거주자별 총평균법’으로 산정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그러나 해외 거래소에서 매수한 뒤 개인지갑을 거쳐 국내 거래소로 옮긴 자산처럼 거래 이력이 분산된 경우에는 최초 매입가와 수수료를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과세 시기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며 기본공제 확대와 최소 5년간의 손실 이월공제 도입 등을 보완책으로 제안해 왔다. 해외·온체인 거래를 포괄할 거래자료 체계와 거래소·과세당국 간 전산 연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손실 이월공제 부재는 가상자산만의 쟁점은 아니다. 과세 대상인 주식·해외주식 거래 역시 같은 해 이익과 손실은 통산할 수 있지만 남은 손실을 다음 해 이익에서 차감하지 못하는 구조다. 다만 국내 상장주식을 증권시장에서 거래하는 일반 소액주주의 양도차익은 원칙적으로 비과세인 만큼, 연간 순이익 250만원 초과분부터 과세하는 가상자산과의 형평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예정대로 시행 방침

정부는 추가 유예보다 예정대로 과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26년 세제개편안에도 가상자산 과세 재유예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국내 거래소 이용자의 경우 거래소가 제출하는 거래명세서를 통해 소득을 파악할 수 있고, 해외 거래소 이용자에 대해서도 해외금융계좌 신고와 국가 간 가상자산 정보자동교환체계(CARF) 등을 통해 과세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상자산 과세가 예정대로 시행되려면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과 취득가액 검증 방식, 손실 이월공제 도입 여부 등이 명확히 정리돼야 한다”며 “과세자료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가 시행되면 납세자 혼선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제도 시행 전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과세 유예 청원이 국회 심사 요건을 충족한 만큼, 향후 논의는 시행 시점 조정 여부를 넘어 연도별 과세가 실제 투자 손익을 얼마나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지와 과세자료 인프라 구축 수준을 중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박지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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