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시대 열린 KB금융… 은행장 연임 여부에 관심 쏠려
상태바
이재근 시대 열린 KB금융… 은행장 연임 여부에 관심 쏠려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6.09.14 14: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차기 회장 후보에 이재근 부문장 선정...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 필요성이 선정 배경
이재근 취임 직후 이환주 임기도 만료… 국민은행 내부에서도 전망 팽팽히 갈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이재근 부문장이 낙점되면서, 그 밑에서 국민은행을 이끌게 될 이환주 행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으로는 경영 능력을 증명했지만, 정작 이번 인선의 논리대로라면 그 역시 다음 세대교체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11일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지난달 27일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양종희 현 회장, 이재근 부문장 3명으로 압축한 숏리스트를 대상으로 이날 2차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뒤 최종 투표로 이 부문장을 낙점했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선정 배경을 밝혔다. 이 부문장은 관계 법령상 임원 자격요건 심사를 거쳐 오는 11월 2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며, 임기는 11월 21일부터 3년이다.

이번 인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탈락한 양종희 현 회장의 처지다. 양 회장은 취임 이후 역대 최대 실적과 비은행 부문 성장, 주주환원 확대를 이끌며 연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평가받아왔다. 그런데도 회추위는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논리로 그를 배제했다.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세대교체라는 명분 앞에서는 밀려날 수 있다는 선례가, 이번 인선 자체에서 만들어진 셈이다.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바로 이 선례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이환주 행장은 2024년 11월 양종희 회장 체제에서 국민은행장 후보로 발탁돼, 2025년 1월 취임한 인물이다. 

시점도 공교롭게 맞물린다. 이재근 신임 회장이 11월 21일 취임한 직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환주 행장의 임기도 올해 말 만료된다. 통상 계열사 은행장의 연임 여부는 국민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심사를 거쳐 결정되지만, 이 과정에는 지주 회장의 의중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이재근 회장은 취임 초반부터 곧바로 자신의 직속 후임자였던 이환주 행장의 연임 심사 국면을 마주하게 되는 셈이다. 공교롭게도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까지 5대 은행장 전원의 임기가 모두 올해 말 만료돼, 연말 금융권 인사 자체가 대규모 물갈이 국면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환주 행장도 사실 이번 회장 레이스의 1차 후보군 6명(내부 인사 4명, 외부 인사 2명)에는 이름을 올렸다. 은행·비은행을 모두 경험한 이력이 회장 후보로서 강점으로 꼽히긴 했지만, 은행장 재임 기간이 2년이 채 안 돼 중장기 경영 능력을 검증받을 시간이 짧았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됐다. 결국 그는 지난달 27일 3인 숏리스트 압축 단계에서 걸러졌다. 실적으로 증명한 능력과는 별개로, 회추위가 이미 한 번 그를 '검증이 덜 된 인물'로 판단했다는 뜻이다.

실적 자체도 최근 흔들리고 있다. 이환주 행장은 취임 첫해인 2025년 신한은행에 내줬던 리딩뱅크 자리를 곧바로 탈환하며 국민은행 순이익 3조8620억원(전년 대비 18.8% 증가)을 이끌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리딩뱅크 자리는 다시 신한은행에 넘어갔고, 상반기 실적에서도 신한은행(2조4585억원)에 국민은행(2조2254억원)이 2331억원 차이로 밀렸다. 앞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이는 신한은행이 대출금리를 적극적으로 올리며 예대금리차를 확대한 반면, 국민은행은 조달금리 상승분을 충분히 상쇄하지 못하며 순이자마진이 하락한 데서 비롯됐다. 취임 첫해의 반전 서사가, 정작 연임을 결정지을 시점에는 오히려 역전당한 모습으로 바뀐 셈이다.

다만 이환주 행장의 거취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이환주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두고 전망이 팽팽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을 발탁한 회장이 물러났다는 점, 이미 한 번 검증 부족을 이유로 회장 레이스에서 걸러졌다는 점, 최근 실적이 경쟁사에 재역전당했다는 점은 분명 불리한 요소다. 그러나 취임 첫해의 리딩뱅크 탈환 자체가 무의미해진 건 아니라는 반론과, 같은 국민은행 출신이라는 조직 내 연속성을 이재근 신임 회장이 오히려 중시할 수 있다는 시각도 함께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환주 행장의 거취는 그를 둘러싼 여러 불리한 정황에도 불구하고, 아직 결론이 정해지지 않은 국면에 있다. 국민은행 임추위 심사에 이재근 신임 회장의 의중이 어떻게 반영될지가, 이번 KB금융 세대교체 흐름의 폭과 강도를 가늠하는 다음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환주 행장의 연임 여부는 단순히 전임 회장과의 인연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취임 첫해 리딩뱅크를 탈환한 성과가 있는 만큼 이재근 신임 회장 입장에서도 조직의 연속성과 경영 성과를 함께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재근 회장이 세대교체를 핵심 인선 기조로 내세운 만큼 기존 경영진에 대한 재신임 여부가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며 “특히 행장 인사가 회장 취임 직후 이뤄지는 만큼 이재근 회장이 앞으로 KB금융을 어떤 인적 구성으로 이끌 것인지 보여주는 첫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