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S 라이선스·유지보수 반복매출 확대…수익성 제고 과제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클로봇이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DLS) 인수를 계기로 소프트웨어 중심의 물류 자동화 전략을 본격화한다. 자체 하드웨어 생산설비를 갖추기보다 다양한 제조사의 로봇과 자동화 장비를 프로젝트별로 조달하고, 이를 로봇관제시스템(RCS)으로 통합 운영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클로봇은 DLS 인수 이후에도 특정 자동화 장비를 자체 생산하거나 제조설비를 구축하지 않고, 프로젝트 환경에 따라 최적의 장비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멀티벤더' 전략을 유지할 계획이다.
직접 생산 대신 프로젝트별 조달 후 RCS로 통합 '수익성↑'
국내에서 RCS를 독립 솔루션으로 사업화한 뒤 물류 자동화 시스템통합(SI) 영역까지 확장하는 사례는 사실상 클로봇이 유일하다.
DLS 역시 물류센터 컨설팅과 설계, 설비 통합, 창고관리시스템(WMS)·창고제어시스템(WCS) 구축을 담당하지만 컨베이어와 자동창고, 셔틀, 무인운반차(AGV) 등 주요 장비는 외부 전문업체에서 조달하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클로봇은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자율이동로봇(AMR)과 협동로봇 등 표준화된 로봇 하드웨어의 가격 경쟁력과 성능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모든 장비를 자체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비용 리스크가 커지는 탓이다.
특정 제조사의 장비를 직접 생산할 경우 자사 하드웨어 판매에 사업이 종속될 수 있지만, 외부 조달 방식을 유지하면 고객사의 물류 환경과 예산에 따라 다양한 폼팩터를 선택할 수 있다. 장비 입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생산설비와 재고 유지에 필요한 고정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클로봇의 강점은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을 하나의 운영체계로 묶는 데 있다. 프로젝트마다 하드웨어 사양과 통신 방식이 달라도 클로봇의 RCS를 통해 배차와 동선, 충전, 작업 우선순위를 통합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클로봇 관계자는 “물류 자동화 시장은 지금 큰 전환점에 있다”며 “과거에는 컨베이어와 자동창고, AGV 등 개별 설비를 얼마나 잘 구축하느냐가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제조사의 로봇과 자동화 설비, WMS, WCS, 작업자와 운영 데이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고 최적화하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드웨어 소싱은 자회사 로아스가 뒷받침한다. 로아스는 지난해 매출 27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구조를 유지했다. 현재 유니트리와 유니버설로봇, 어자일로봇, 티라로보틱스 등 국내외 로봇 제조사의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클로봇은 로아스가 구축한 공급망을 활용해 고객 요구에 맞는 로봇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확보하고, 여기에 자율주행과 관제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해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단일 제조사의 장비에 의존하지 않고 프로젝트마다 성능과 가격, 납기 등을 비교해 장비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해외에서도 로봇 하드웨어 자체보다 실제 현장에서 로봇을 운영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로봇 하드웨어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워지면서 AI·소프트웨어 기업이 물류 현장의 데이터와 시스템 구축 역량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
올해 4월 스킬드AI가 지브라로보틱스의 로봇 관련 자산을 인수한 사례도 AI 소프트웨어와 현장 하드웨어 역량을 결합하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DLS 영업이익률 2% 미만···수익성 제고 과제
다만 소프트웨어 중심 전략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과제로 남는다. DLS는 지난해 매출 658억원과 영업이익 11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1.7%에 그쳤다. 같은 기간 현대무벡스의 영업이익률 7.7%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DLS는 자체 생산설비에 대한 고정자산 부담은 작지만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외부 장비 구매비와 외주 공사비, 설계·설치·시운전 비용이 매출원가에 반영된다. 장비 선구매와 외주비 지급, 미청구공사 발생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도 적지 않다.
특히 대기업이 발주하는 대형 물류 자동화 프로젝트는 입찰 과정에서 하드웨어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장비 제조사가 확보하는 이윤이 조달 가격에 이미 포함된 만큼, 이를 다시 고객에게 공급하는 SI 기업이 장비 판매만으로 높은 마진을 남기기는 쉽지 않다.
실제 DLS의 매출원가율은 2024년 81.6%에서 지난해 87.6%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률은 18.4%에서 12.4%로 떨어졌다. 판관비 절감을 통해 영업흑자를 유지했지만 프로젝트 자체의 채산성은 악화된 셈이다. 더구나 두산그룹에서 떨어져 나왔기 때문에 매출의 밑단을 깔던 그룹 캡티브 물량 확보 역시 난망한 상황이 됐다.
결국 수익성 개선의 관건은 고객사 군 확대와 더불어 일회성 설비 구축 매출에 소프트웨어 매출을 얼마나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클로봇은 RCS 라이선스와 유지보수, 버전 업데이트, 로봇 증설에 따른 추가 사용료, 운영 최적화 기능 등을 통해 구축 이후에도 매출이 이어지는 구조를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클로봇의 서비스를 DLS의 프로젝트에 탑재하면 수주 금액이 최소 15% 이상 상승하게 된다"며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업 모델의 강점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클로봇은 이달 중 DLS 인수를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는 양사의 솔루션을 결합해 업셀링(Up-Selling) 된 프로젝트 수주 사례를 가시화한다는 방침이다.
내부적으로는 내년을 흑자 전환 목표 기점으로 삼고 있고, 2028년 부터 흑자 폭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