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사태 이후 BBB급 위험채권 수요 '뚝'
전문가 "시스템 리스크 제한적…유동성 위험은 경계"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코스피가 25일 장중 9000선에 바짝 다가서는 등 증시 강세가 이어지면서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여기에 중앙그룹 회생 사태까지 겹치면서 BBB급 이하 하위등급 회사채 투자심리도 한층 위축되는 모습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채권시장 전반을 흔들기보다는 원래 취약했던 하위등급 회사채 시장의 어려움을 키운 사건으로 보고 있다.
JTBC 사태에 BBB급만 '직격'…채권보다 주식 선호 뚜렷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앙그룹 계열사의 기업회생 신청 이후 BBB급 이하 회사채를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앙그룹 사태 이후 BBB급 이하 위험채권 수요는 확실히 줄었다"며 "투자자들이 위험채권을 이전보다 훨씬 보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하위등급 회사채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우량 회사채로 이동하는 모습은 뚜렷하지 않다.
최근 시장에서는 채권시장 내부에서 자금이 이동하기보다 주식시장으로 빠져나가는 흐름이 강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위험채권에서 빠져나온 돈이 우량채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주식시장으로 가고 있다"며 "현재는 채권시장 자체에 대한 투자 수요가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은 반도체와 ETF 등 주식시장으로 집중되고 있다. PB(프라이빗뱅커) 고객들도 채권보다 주식 비중 확대를 문의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주식 말고는 다 인기가 없다"며 "채권뿐 아니라 다른 자산시장도 전반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도 하반기 채권시장의 핵심 변수로 반도체 업황과 금리 흐름을 꼽는다.
황성엽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지난 22일 채권포럼에서 "국내 채권시장은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AI 투자 과열 진정이 확인될 경우 미국과 국내 국고채 금리는 하반기 중 고점을 확인하고 안정화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 "시장 전체 아닌 하위등급 이슈"…차환 부담 확대 우려
시장에서는 중앙그룹 사태를 채권시장 전체의 시스템 리스크로 해석하지는 않고 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연기금과 대형 채권형 펀드는 대부분 A- 이상 회사채를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며 "BBB- 회사채 시장 자체가 크지 않고 기관 참여도 제한적인 만큼 이번 사태가 우량 회사채 시장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JTBC와 중앙일보라는 높은 인지도 때문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신용등급과 재무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사태는 하위등급 크레딧 시장에서 발생한 개별 신용 이벤트로 보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다만 하위등급 회사채 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당분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박문현 KB증권 수석연구원은 "'2026년 하반기 크레딧 시장은 3분기까지 기준금리 영향으로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시장은 개별 기업의 신용위험보다 기준금리 방향성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금리 인상기에는 투자자들이 장기 크레딧물에 대한 선호를 낮추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고 보험업권 자본규제 개편과 생산적 금융 확대 정책도 장기채 수요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일련의 크레딧 이벤트로 하위등급 크레딧 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단기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시스템 전반의 안정성이 훼손되는 상황은 아니더라도 하위등급 크레딧 투자수요가 위축될 경우 신용등급이 낮은 발행사의 유동성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하위등급 회사채의 발행과 차환 여건, 크레딧 스프레드 추이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수진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