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금융감독원이 최근 증시 과열과 레버리지 투자 증가에 대응해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 강화를 주문했다. 신용융자와 미수거래 잔고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24일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서재완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 주재로 주요 증권사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투자자 보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 부원장보는 우선 신용융자와 미수거래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위험관리를 당부했다. 최근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해 평균 20조9000억원에서 올해 5월 기준 36조3000억원까지 증가하며 시장 전반의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수거래에 대해서도 선제적 모니터링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미수금 일평균 잔고는 지난해 9000억원에서 올해 5월 1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미수거래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과도한 투기 수요를 유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증권사 건전성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투자자가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미수거래가 발생하거나 이를 사실상 유도하는 영업 관행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수금 미상환에 따른 채권 부실화와 시장 리스크 확산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은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조치도 당부했다. 증권사들이 신용융자와 미수거래 구조, 반대매매 발생 요건과 손실 가능성 등을 투자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투자자가 관련 약관과 설명서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의무 이행에도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단순한 형식적 설명을 넘어 시각자료 활용과 직관적인 설명 방식을 통해 투자자의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증권사의 건전성 및 유동성 관리 강화도 요구했다.
최근 주식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결제 유동성 확보를 위한 단기 자금 조달 수요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2025년 26조2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66조6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외화 유동성 관리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외화 자산·부채 가치 변동과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외화 유동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확대에 따른 외환·유동성 리스크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향후 시행 예정인 부동산 건전성 제도 개선과 유동성 규제체계 개편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부동산 투자한도 규제 도입과 사업 단계별 위험값 산정 기준 마련, 모든 증권사로의 유동성 규제 확대 등이 추진되는 만큼 전산 시스템과 내부 관리체계 정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증권사 CRO들은 규정 중심의 기계적인 리스크 관리에서 벗어나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또한 형식적인 투자자 안내가 아닌 실효성 있는 투자자 보호 방안 마련과 건전성·유동성 관리 강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신용융자 등 레버리지 투자 및 반대매매 동향을 지속 모니터링하는 등 신용융자·미수거래 관련 증권사 리스크관리 및 투자자 보호 강화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증권사가 손실흡수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하도록 하는 등 안정적인 건전성·유동성 관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