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인력까지 노출된 '기본 안전체계 붕괴'
이희근 사장 "책임 통감·근본적 대책 마련"
잇따른 사고에 그룹 전반 관리 부실 논란 확산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포스코가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유해가스 흡입 사고와 관련해 21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잇따른 사망·중상 사고에도 현장의 안전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그룹 전체가 구조적 안전관리 실패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STS 4제강공장에서 슬러지(찌꺼기) 청소 작업을 하던 용역업체 직원 2명과 포스코 직원 1명이 작업 중 발생한 유해가스를 흡입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이 가운데 2명은 자발순환회복이 이뤄졌으나 여전히 중태이며 1명은 의식장애로 중증 상태다.
문제는 구조에 나선 사내 소방대 방재팀원 3명까지 가스를 마셔 부상을 입었다는 점이다. 그룹이 수년째 강조해온 안전 매뉴얼과 현장 대응체계가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사고 대응조차 안전하지 못한 구조적 균열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포스코는 사고 직후 사고대책반을 가동하고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고 밝혔지만,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는 현실 앞에서 책임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가 포스코DX 하청업체 직원이 유독물질에 노출돼 숨진 지 불과 보름 만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룹 내부의 안전 통제력 자체가 사실상 기능을 잃었다는 지적이 그룹 안팎에서 나온다.
사태가 악화하자 포스코는 21일 이희근 사장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사장은 “연이어 발생한 안전사고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고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사과-대책 발표’로 이어지는 기존 방식이 더 이상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올해 포스코그룹 내부에서는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의 잇따른 사망 사고뿐 아니라 포스코이앤씨에서는 1월부터 7월까지 붕괴·추락 사고로 4명이 숨졌다. 수개월간 안전 특별점검·TF 구성·글로벌 안전컨설팅 협력 등 대책이 쏟아졌지만, 현장 결과는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장·회장이 반복적으로 안전을 강조해도 현장이 변하지 않는다면, 이는 일부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그룹 차원의 구조적 실패”라며 “인력 시스템, 하도급 구조, 공정 관리 체계 등을 포함한 전면적인 재검토 없이는 중대재해는 계속될 것”이라며 비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