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확대와 수출 감소 겹악재, 철강업계 경영환경 악화 심화
석유화학 시황 부진 속 환율 상승 타격까지, 업계 불안 고조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기준 1400원대를 넘어서는 ‘뉴노멀’ 국면에 접어들면서 철강과 석유화학업계의 수익성 위기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두 산업은 철광석·나프타 등 주요 원료를 대부분 달러로 수입해 제조하는 구조여서 환율 상승이 곧바로 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업계는 이미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발 공급 공세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고환율 충격까지 겹치며 부담이 한층 가중됐다고 호소한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9일 오후 17시45분 기준 1,467.00원으로 전날보다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중순까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연평균 환율은 1400원대로,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의 1394.97원을 넘어섰다. 연평균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생산비 증가로 이어지는 고환율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철강업계는 고환율에 더해 관세 부담 확대라는 외부 리스크까지 맞닥뜨리고 있다. 미국은 올해 초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6월에는 철강 관세를 50%로 높였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에도 철강은 ‘안보 핵심 품목’으로 분류돼 관세 인하 협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약 400개 품목에 부과 중인 제품별 관세가 최대 1000여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며 수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 철강 수출은 지난 7월 이후 급감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주요 기업들의 대미 관세 납부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업계는 고환율과 관세 상승이 동시에 작용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추가적인 수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 장기간 이어지면 원자재 조달비가 급증해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다”며 “관세까지 확대되면 수출 여건이 더 나빠져 내년 시장이 올해보다 더 어려워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철강·알루미늄 산업을 대상으로 이차보전사업, 긴급 저리 융자, 수출 공급망 보증상품 신설 등 총 57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마련했지만,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적 기반인 ‘K스틸법’은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법안은 저탄소·고부가 생산 전환과 구조조정 지원 내용을 담고 있어 업계의 기대가 크지만, 논의 지연으로 실효적 대응이 늦어지는 상황이다.
석유화학업계도 고환율이 업황 부진을 심화시키고 있다. 중국의 석유화학 자급률 상승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시황이 악화된 가운데, 원료의 전량 수입 구조 탓에 환율 상승의 타격이 더욱 직접적이다.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도 업황이 워낙 부진해 실효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석유화학업계의 수익성 지표 중 하나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19일 기준 톤당 125달러로 손익분기점(250~300달러)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전쟁 여파로 경기침체가 심화되며 석유화학 시황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현재의 고환율이 지속되면 수출 채산성까지 크게 떨어져 업황 회복 기대감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