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 인수 직후 터진 악재…M&A·유동성에 타격 불가피
3천억대 횡령‧배임 의혹 수사도 병행 중
교환사채 3,186억·M&A 확장·행동주의 주주와의 충돌
내부 갈등과 오너가의 호화 행보
“사정기관 전방위 압박…그룹 존립 시험대”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태광그룹이 다시 ‘정조준’됐다. 13일 서울지방국세청이 태광산업 장충동 사옥을 전격 압수조사(세무조사) 하며, 그룹 전체가 사실상 ‘오너 리스크 + 사정 리스크’의 이중 파고에 휩싸였다.
이번 조사는 사전통보 없는 비정기 세무조사, 즉 특별세무조사로 알려졌다. 경찰의 횡령‧배임 수사에 이어 세무당국까지 움직이면서, 재계에선 “이호진 전 회장을 향한 전방위 압박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무조사, 장충동 사옥 전격 급습…“비정기 특별조사”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관들이 이날 오전 태광산업 본사(장충동 사옥)에 불시 투입돼, 인사팀·재무팀 전산자료를 중심으로 PC 이력과 급여·상여 내역 등 인건비 관련 계정을 집중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사전예고 없이 이루어져 정기 세무조사(통보 20일 전 원칙)가 아닌, 비정기·특별세무조사 성격으로 분류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특정 기업 개별 조사 착수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공식 입장을 아꼈다.
재계 관계자는 “국세청의 ‘기습 세무조사’는 보통 탈루 의혹, 내부 제보, 또는 금융수사 연계 시에 이뤄진다”며 “이미 검찰‧경찰이 횡령‧배임 사건을 들여다보는 만큼, 과세당국이 계열사 자금흐름 추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경산업 인수 직후 터진 악재…M&A·유동성에 타격 불가피
이번 세무조사는 태광산업이 애경산업(지분 31.56%) 인수로 외연 확장에 나선 직후 터졌다.
태광산업은 인수금 잔금 지급이 남아있고, 뒤이어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호텔과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를 추진 중이다.
두 거래만 합쳐도 1조 2천억 원대 규모다.
따라서 이번 조사에서 수백억 원대 세액추징이라도 발생할 경우, M&A 자금조달과 그룹 유동성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업계에선 “교환사채(EB) 발행이 미뤄진 상태에서 세무리스크까지 겹쳤다”며 “태광산업이 사실상 자금 조달 루트를 잃었다”고 평가한다.
3천억대 횡령‧배임 의혹 수사도 병행 중
국세청 조사보다 앞서 7월에는 시민단체 10곳이 이호진 전 회장을 특경법상 횡령·배임 혐의(3천억 원대)로 고발했다.
고발 내용은
1.티브로드 지분 매각 과정에서 약 2,000억 원 손해 유발
2.골프장 회원권 강매로 1,000억 원대 배임,
3.자사주 담보 EB 3,186억 원 발행 시도(배임 미수) 등이다.
교환사채 3,186억·M&A 확장·행동주의 주주와의 충돌
태광산업은 올해 6월 자사주 24.41%(27만 주)를 담보로 한 3,186억 원 규모 EB 발행을 추진했으나, 2대주주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소수주주 이익 침해”를 이유로 가처분을 제기하면서 발행이 중단됐다.
법원은 9월 가처분을 기각했지만, 트러스톤이 항고 중이다.
이 회사는 EB 자금으로 애경산업 인수와 이지스운용 지분 확보 등 ‘비(非)주력사업’ 확장을 예고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우회적 자금조달”로 본다.
특히 EB·M&A·세무조사가 동시에 겹치며 “태광의 자금줄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 갈등과 오너가의 호화 행보
전직 임원들의 퇴직금 감액 소송과 회사 측의 역고소(배임) 등 내부 갈등은 여전하다.
여기에 이 전 회장 일가의 ‘에테르노 청담’ 초고가 아파트 매입 정황이 불거지며, ‘주력사 적자 속 호화생활’ 논란까지 더해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오너가의 자산 증식과 계열사 자금 흐름이 맞물려 있는지 여부가 이번 세무조사에서 규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기관 전방위 압박…그룹 존립 시험대”
태광그룹은 현재 사정기관·금융시장·주주 3면 포위 상태에 놓였다.
검찰은 횡령·배임, 경찰은 자금흐름, 국세청은 세원 탈루 가능성을 각각 들여다보고 있다.
법원은 EB 발행을 “경영판단 범위”로 보았지만, 이번 세무조사가 ‘탈루 정황’으로 이어질 경우, 그룹 전체가 ‘세무-형사 병행 수사’라는 중대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말했다.
“세무조사는 통상적인 절차가 아니라, 기업의 경영권·자금구조 전반을 뜯어보는 수순이다.
태광이 이번에도 ‘오너 한 사람의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섰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