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효과, 소상공인 매출 증가에도 대형마트엔 악영향
정책 실효성에 의문 ↑...소비 분산 부족하고, ‘일시적 효과’에 그칠 가능성 높아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는 지난 2013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통해 도입됐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목적으로 시행된 정책이지만, 약 10년이 지난 지금은 '대형마트 vs 소상공인'이라는 대립 구도로만 남아 있는 모양새다.
법안 도입 당초의 의도와 달리, '대형 기업과 중소 상인 간의 갈라치기' 프레임으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정작 정반합(正反合,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충돌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상생과 순환을 이뤄야 하는 경제구조)의 관점에서 보자면, 지금의 제도는 어느 한 쪽의 이익만을 반영하거나 다른 쪽을 희생시키는 구조로 굳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본질은 기업도 잘돼야 하고, 소상공인도 잘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진짜 경제가 돌아간다. 그런데 현행 의무휴업 제도는 이 순환을 막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렇다면 과감히 개정하거나, 경우에 따라선 폐지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점은 대형마트에 입점한 협력업체들 또한 상당수가 중소기업이라는 사실이다. 의무휴업이 대기업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 협력사들에게도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는 지적이다. 결국 '누구를 위한 보호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다시 제기된다.
정치권과 지자체는 현재 양극단을 오가며 줄다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만든 ‘시소 싸움’에서 진짜 피해자는 애매한 위치에 있는 협력 중소기업이나 소비자일 수 있다. 이제는 어느 한 쪽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방식이 아니라, 대형마트와 소상공인 각각의 상황을 고려한 개별 맞춤형 '부스터' 정책이 필요하다.
소비쿠폰 논란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7월 21일부터 정부가 푼 민생 회복 소비쿠폰은 실제로 일부 소상공인 매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가 지난 8월 5일부터 7일까지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전국 2035명의 소상공인 중 55.8%가 소비쿠폰 지급 이후 매출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또, 대형 편의점 4사의 매출도 같은 기간(7월 22일~8월 20일) 동안 작년 동기 대비 약 8%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소비쿠폰의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도 짙어진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는 지난 7월 14일부터 지난달 17일까지의 매출이 작년 대비 2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다른 대형마트 2곳의 매출이 3~10% 가량 줄었고, 특히 입점 F&B 매장의 경우 평균 15% 수준의 매출 감소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즉석식품(델리코너) 판매도 함께 줄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소비쿠폰의 효과는 '소상공인에게 좋으니 된 것 아니냐'는 단선적인 접근으로는 해석되기 어렵다. 소비쿠폰의 본질이자 핵심은 ‘소비가 얼마나 고르게 분산됐는가’, 즉 진짜 필요한 곳에 매출 효과가 갔는가다.
하지만 정부나 관련 기관은 이와 같은 소비 확산 구조에 대한 데이터를 구축하지 않고 있으며, 평가 기준 또한 단편적이다. 지금처럼 '편의점 전체 매출이 늘었다', '일부 음식점이 장사가 잘됐다'는 식의 단편적 수치만으로는 소비쿠폰 정책의 실효성을 말하기 어렵다.
오히려 원래 매출이 잘 나오던 업종이나 점포에 쿠폰 사용이 집중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정작 진짜 도움이 필요한 영세 소상공인, 골목 깊숙한 상점들에게는 정책 효과가 미치지 않았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이 '소비진작'이라는 대의명분만으로 포장돼서는 안 된다. 정책은 의도를 넘어, 구조와 결과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점검이 따라야만 비로소 '실효성'을 갖는다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