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00원 한우'의 그림자…상생 없는 확장 구조에 우려 ↑
가맹점 리스크 커지는 초저가 프랜차이즈 모델로 지적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최근 ‘꾸석지돌판한우’, ‘한우88도매장’ 등 저가 한우 프랜차이즈가 소비자와 외식업계의 주목을 받으며, 전국 각지에 빠르게 매장을 늘리고 있다.
이 브랜드들은 유명 개그맨들을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과 “한우를 손해 보고 판다”는 파격적인 문구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프랜차이즈 구조의 한계와 위생 문제, 가맹점주의 리스크가 공존하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0.5인분에도 못 미치는 1인분…“돌판이 시커멓게” 위생 우려도
대표 메뉴로 소개되는 한우 가격은 1인분 8800~9800원 수준. 국내산 1등급 한우를 이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 핵심 마케팅 포인트다.
하지만 일반적인 식당에서 1인분으로 제공되는 150~200g과 비교하면 양이 절반 수준에 그친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외식업계 전반에서 '1인분 축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제공되는 중량이 적어 소비자가 느끼는 ‘초저가’ 체감은 그리 크지 않다. 여기에 일부 매장은 최소 주문 단위를 2~3인분으로 설정하고 있어, 실질적인 식사 비용은 성인 1인 기준 기본 2~3만 원대에 이를 수 있다.
초기엔 저렴한 가격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으나, 곧 위생과 관리 문제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꾸석지돌판한우 강남역점을 방문한 한 소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고기 굽기도 전인데 버섯이 불판에 닿자마자 시커멓게 변했다”며 “불판 상태가 위생적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불판 교체를 요청했더니, 직원이 정체불명의 소독제를 뿌리고 테이블 닦는 휴지로 불판을 문지르는 수준의 대응만 했다”고 덧붙였다.
브랜드 이미지가 빠르게 확산되는 만큼, 관리 체계와 위생 기준이 따라가지 못할 경우 전체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급과잉의 늪, ‘값싼 한우’ 가능했던 배경…“고깃값 다시 오르면 책임은 누가?”
한편 '9800원 한우'라는 구조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한우 공급 과잉이라는 농축산업 전반의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한우 사육두수가 급격히 늘면서 도축장 예약이 밀리고, 제때 출하하지 못한 농가들이 속출했다.
한우는 보통 30개월령 전후가 출하 적기인데, 이 시기를 넘기면 고기의 질과 가격이 동시에 하락한다. 도매가는 하락하고, 사료비 부담은 늘어나면서 농가들은 생산 원가조차 건지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도매가가 낮아진 틈을 타 저가 프랜차이즈들이 대량 물량 확보에 나서며 가격 파괴 마케팅을 시도했다. 특히 고기 유통의 중심지인 마장동에서도 도매가는 낮아졌지만, 상차림비는 1인당 8000원까지 올랐고, 불판 교체 시 1000원씩 추가되는 등 부가 비용으로 수익성을 방어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낮은 원가를 기반으로 초기 브랜드 확장에 성공했지만, 과연 이 구조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지는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최근 들어 한우 가격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국산 쇠고기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6.6% 상승했다. 반면 쇠고기 외식 가격은 전월 대비 0.1% 하락하면서, 유통 단가는 오르고 외식 가격은 억제되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프랜차이즈 간 출혈 경쟁이 지속될 것이란 신호로도 해석된다. 또한 가장 큰 문제는 가격 상승의 부담이 가맹점주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도축장이나 유통망을 본사가 직접 보유하지 않는 이상, 한우 원가가 오르면 가맹점주들의 수익 구조는 빠르게 무너질 수 있다.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기대하고 방문하는데, 정작 가격이 오르면 발길을 돌리게 되기 때문이다. 초저가 프랜차이즈 모델은 일정 가격 이하일 때만 경쟁력이 있고, 이를 잃는 순간 브랜드는 존립 자체가 위협받게 된다.
일각에서는 본사가 단기간 가맹점 유치를 통해 인테리어비·가맹비·물류비 등으로 수익을 챙긴 뒤, 브랜드 운영은 손을 떼고 가맹점주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먹튀 구조’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금 가맹 들어간 사람들 한강행 확정”, “쫙 빨아먹고 엑시트할 듯”과 같은 냉소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지금이야말로 이들 브랜드가 단기 확장보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구조적 보완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급망 안정화, 위생 및 품질 기준 정립, 메뉴 구조의 정교화는 물론, 가맹점주와의 리스크 공유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브랜드의 빠른 확장도 중요하지만, ESG 경영 관점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다. 이에 ‘초저가 한우 외식 프랜차이즈’에 상생 없는 확장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