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에 92억4500만원 집중
과거 홍콩 H지수 ELS 증권업권 최대 판매사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가 확정된 가운데 증권업계에 부과된 과징금이 한국투자증권 한 곳에 사실상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은 과거 홍콩 H지수 ELS 판매잔액이 가장 많았던 증권사로, 이번 제재에서도 다른 증권사들과 압도적인 과징금 격차를 보이면서 제재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제19차 정례회의에서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6개 증권사에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에 따른 과징금 92억8200만원과 과태료 16억1200만원을 부과하기로 최종 의결했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에 부과된 과징금은 92억4500만원으로 전체의 99.6%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증권사의 과징금 합계는 3700만원에 그쳤다. 한국투자증권 한 곳에 부과된 금액이 나머지 5개사의 과징금을 모두 합친 금액보다 약 250배 많았다.
개별 증권사별로는 NH투자증권에 2300만원, 신한투자증권에 1000만원, 미래에셋증권에 4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과징금 규모가 두 번째로 큰 NH투자증권과 비교해도 한국투자증권의 제재액은 약 402배에 달한다.
반면 삼성증권과 KB증권에는 과징금 없이 각각 10억원과 3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미래에셋증권도 과징금은 400만원에 그쳤지만 과태료는 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은 과징금 외에 12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받았다. 과징금과 과태료를 합산한 제재금은 92억5700만원으로, 증권사 6곳에 부과된 전체 금전 제재액 108억9400만원의 약 85%에 해당한다.
한국투자증권은 홍콩 H지수 ELS 사태 당시 증권업권 최대 판매사로, 금융당국의 초기 현장검사 대상에도 포함됐다.
한국투자증권은 홍콩 H지수 ELS 사태 당시 증권업권에서 가장 많은 판매잔액을 보유했던 회사다. 금융감독원은 2024년 1월 주요 판매사를 대상으로 현장검사에 착수하면서 은행권 최대 판매사인 KB국민은행과 함께 한국투자증권을 첫 검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당시 금감원은 주요 판매사들의 판매 한도 관리와 계약서류 보관 등 내부 관리체계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검사 범위를 확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업권 최대 판매사로서 현장검사와 민원조사를 동시에 받았다.
이번 금융위 제재에서는 증권사들이 ELS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설명의무와 적합성·적정성 원칙, 부당권유금지 의무 등을 위반한 사실이 주요 제재 사유로 다뤄졌다.
금융당국은 일부 증권사가 상품 위험등급에 관한 유의사항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는 등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은행권에도 대규모 제재가 내려졌다. 금융위는 이번 제재에서 7개 은행에 과징금 3619억6000만원과 과태료 17억7800만원을 부과했다. 은행과 증권사를 합산한 전체 금전 제재액은 3746억3200만원으로, 금융위가 부과한 금전 제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금융위는 이번 제재와 함께 고위험 투자상품의 판매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후속 조치도 추진한다. 투자성 상품 설명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2027년 1분기부터 시행하고, 금융회사가 금융소비자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영업하는 원칙을 내부통제기준에 반영하는 금융소비자보호원칙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번 제재안이 다수의 금융소비자와 관련되며 주요 금융기관이 대상이 된 금소법 위반 첫 사례"라며 "철저한 법리검토와 충분한 사실관계 확인을 바탕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합리적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 차례 심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