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조업 RX 문턱 낮추는 로봇업계…지역 제조현장 확산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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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조업 RX 문턱 낮추는 로봇업계…지역 제조현장 확산은 '숙제'
  • 김지윤 기자
  • 승인 2026.10.27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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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미켈로로보틱스·카본식스, 광주서 현장 적용 기술 공개
로봇 도입 간소화에도 중소 제조기업 투자 부담·실증 부족은 과제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광주광역시)] 정부가 제조 AI 전환(M.AX)에 속도를 내면서 로봇업계도 중소 제조기업의 자동화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숙련공의 작업 노하우를 AI에 학습시키거나 전문 엔지니어 없이도 로봇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다만 기술 발전이 실제 제조현장의 도입 확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비용과 전문인력 부족, 기존 생산라인과의 연계 등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한국AI·로봇산업협회 주관으로 전라남도 광주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제조공정 피지컬 AI 기술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광주·전남 지역 제조기업과 수도권 로봇 하드웨어·AI 학습 플랫폼 기업,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제조현장의 피지컬 AI 적용 사례와 기술 개발 현황을 공유했다.

이번 행사는 수도권에 집중된 로봇산업 네트워크를 지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협회는 부산과 대구 등 전국 주요 산업 거점에서도 관련 행사를 개최하며 지역 제조기업과 로봇 솔루션 기업 간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현장에는 광주를 비롯해 순천, 여수, 광양 등 전남 지역에서 모빌리티 부품, 화학제품, 산업부품을 생산하는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다만 전체 참석자 가운데 수도권에서 방문한 로봇업계 관계자들의 비중이 높았던 반면, 실제 로봇 도입 수요처인 지역 제조기업들의 참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피지컬 AI 기술 공급기업과 지역 제조현장 간 접점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중소 제조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자동화 설비에 대한 투자 여력이 제한적이고 로봇 운용을 위한 전문인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 참여한 한 제조기업 대표는 "우리 회사가 가장 필요로 하는 기술은 미세 부품 납땜이다. 젊은 사람들이 새롭게 배우려고 하지 않고 이미 있는 기술자들의 외부 유출이 커서 AX 전환에 대한 니즈가 크다"며 "회사에 담당 직원이 따로 없어서 직접 세미나를 다니면서 이 부분을 해결해줄 수 있는 솔루션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로봇기업들은 이러한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로봇 자체의 성능보다 실제 제조현장에서 작업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 전문인력 없이 얼마나 쉽게 도입하고 운용할 수 있는지였다.

두산로보틱스는 기존 협동로봇에 AI를 결합해 복잡한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수행하는 '작업 완결성'을 강조했다.

조정안 두산로보틱스 수석은 고객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로봇의 움직임이나 제어 방식 자체가 아니라 맡긴 작업을 실제로 완수할 수 있는지 여부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두산로보틱스는 발전용 터빈 블레이드의 표면을 스캔해 작업 경로를 자동 생성하는 '스캔앤고(Scan & Go)' 솔루션을 소개했다. 작업물의 형상과 위치를 인식하고 필요한 가공 경로와 힘을 판단해 샌딩·폴리싱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숙련공이 직접 표면 상태를 확인하고 가공해야 했던 공정을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로봇 엔지니어가 작업 경로를 프로그래밍하거나 티칭해야 했지만, 향후 일반 작업자도 로봇을 쉽게 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미켈로로보틱스는 숙련공의 작업 노하우를 데이터로 전환해 제조공정 자동화에 활용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박장준 미켈로로보틱스 대표는 도장과 연마 등 표면처리 공정에서 숙련인력 부족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다품종 소량생산이 확대되면서 제품 형상과 생산 품목이 수시로 변경되는 만큼 기존 산업용 로봇의 반복 작업 방식만으로는 자동화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미켈로로보틱스는 숙련공이 스프레이건을 움직이는 속도와 방향, 작업 궤적 등을 데이터로 기록해 로봇이 재현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CAD 설계 데이터와 실제 제품의 3D 스캔 데이터를 결합해 제품 형상이 바뀌더라도 로봇의 작업 경로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광주 소재 가전제품 제조업체의 분체도장 공정에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는 사례도 소개했다. 해당 공정은 기존에 생산라인당 작업자 4명이 투입됐던 곳으로, 현재 로봇 솔루션 설치와 작업 매뉴얼 및 생산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단계다.

카본식스는 제조현장의 로봇 AI 학습에 필요한 시간과 데이터 확보 부담을 줄이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명복 카본식스 본부장은 모방학습 기반 피지컬 AI 솔루션 '시그마 키트(Sigma Kit)'를 소개하며 기존 로봇 자동화의 진입장벽이었던 데이터 수집과 학습 과정을 간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카본식스에 따르면 작업자가 데이터 글러브를 착용하거나 로봇을 원격조작하는 방식으로 약 100개의 작업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평균 1시간가량이 소요된다. 이후 학습 과정을 거치면 하루 이내에 첫 번째 AI 모델을 생성할 수 있다. 다만 초기 모델의 성능은 작업 난이도 등에 따라 차이가 있어 추가 학습과 검증이 필요하다.

실제 자동차 제조현장에서는 커넥터 체결, 창문 와이어 조립, 타이어 휠 보호필름 제거 등 기존 자동화가 어려웠던 비정형 작업에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커넥터 체결 작업에서는 고객사가 요구한 9초 이내의 사이클타임을 충족해 약 3.97초 만에 작업을 수행한 사례를 제시했다.

이들 기업의 기술 개발 방향은 서로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기존 제조현장의 자동화 장벽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지역 거점 제조업체들이 솔루션을 도입하기까지 넘어야할 단계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 참여한 또 다른 제조기업 관계자는 "한번 솔루션을 도입하면 바꾸기 쉽지 않다고 생각해 내부에서 도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기업들 기술력은 좋은 것 같은데, 한번 도입하는데 큰 비용이 드는 만큼 동종 업계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규모의 기업 레퍼런스가 조금 더 쌓일 때까지 기다리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지컬 AI 기업들이 제조현장 적용을 위한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정부가 제시한 M.AX 정책의 청사진을 지역 중소 제조기업의 실제 생산라인까지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정책의 실효성을 가늠할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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