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간 기싸움 고조…내년 임단협 교섭구도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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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간 기싸움 고조…내년 임단협 교섭구도 변수로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6.10.19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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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업노조, 교섭 대표권 선점 시도
동행·전삼노는 공동교섭 요구 고수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삼성전자 2027년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앞두고 DS부문(반도체)과 DX부문(완제품) 노조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교섭대표노조 선정과 DX부문 요구안 반영 방식을 둘러싼 대립이 이어지면서, 연말 교섭창구 단일화 이후에도 '노노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는 동행노조에 2027년 단체교섭 요구안을 서면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초기업노조는 이달 29~30일 정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내년도 요구안을 마련할 예정이며, 12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서 교섭대표노조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른 노조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삼성전자 노조들은 사측과 임단협에 나서기 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한다. 노조 간 자율 합의가 불발되면 노동위원회 확인을 거쳐 조합원 과반이 가입한 노조가 교섭대표노조로 선정된다.

DS부문 임직원들이 주로 가입한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19일 홈페이지 기준 5만3360명으로 삼성전자 주요 노조 중에서는 최대 규모다. DX부문 위주의 동행노조 조합원은 3만1023명,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은 2만4488명이다.

공개된 조합원 수를 단순 합산하면 초기업노조 비중은 약 49%다. 다만 교섭대표노조 선정은 교섭창구 단일화에 참여하는 노조와 조합원 수, 중복 가입 여부 등을 기준으로 판단되는 만큼 현재 공개된 숫자만으로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에 요구안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동교섭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DS부문과 DX부문의 사업 환경과 보상 구조가 다른 만큼, DS부문 중심의 초기업노조가 DX부문 직원들의 이해관계를 충분히 대변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전삼노도 아직 교섭창구 단일화가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노조를 교섭대표노조로 전제해 요구안을 제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전삼노는 교섭대표노조가 확정되면 해당 노조에 요구안을 전달하고 협상 반영을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삼성 서초사옥 인근에서 열린 삼성전자 DX노조의 'DS부문과 보상격차 해소 요구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삼성 서초사옥 인근에서 열린 삼성전자 DX노조의 'DS부문과 보상격차 해소 요구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초기업노조는 DS부문과 DX부문의 여건이 달라 단일 요구안으로 공동교섭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8월에도 동행노조 측에 내년도 임단협에서 공동교섭단을 구성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갈등의 배경에는 DS부문과 DX부문의 실적 및 보상 격차가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DS부문의 보상 확대 기대가 높아진 반면, DX부문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구성원들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5월 평균 임금 6.2% 인상과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등을 담은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DS부문에 한해 지급되는 특별경영성과급은 DS부문 영업이익을 토대로 마련된 재원을 사업부와 구성원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DX부문 측에서 부문별 보상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올해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투표에서도 노조별 반응은 엇갈렸다. 잠정합의안은 투표 참여 조합원 6만2616명 가운데 4만6142명의 찬성으로 가결됐지만, 초기업노조 찬성률은 80.6%, 전삼노는 21.1%로 차이를 보였다.

교섭대표노조는 자신이 속한 조합원뿐 아니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조와 조합원에 대해서도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한다. 초기업노조가 전사 교섭대표 지위를 얻을 경우 DX부문 요구를 협상안에 어느 수준까지 담을지가 내년도 임단협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DS부문과 DX부문의 실적과 보상 여건이 다른 만큼 교섭대표노조가 정해진 뒤에도 DX부문 요구안을 어떻게 반영할지를 두고 갈등이 이어질 수 있다”며 “교섭 방식과 합의안 의결 절차도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동행노조는 지난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차량이 있는 지하 주차장에서 이 회장과의 직접 면담을 요구했다. 현장에서는 노조 관계자들이 차량 앞에서 피켓을 들고 경호 인력과 대치했다. 노조 측은 대치가 약 30분간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손용호 위원장이 경호 인력과 충돌해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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