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기금 96억원 포함 총 105억원…노인맞춤돌봄 대상 57만명·치매 취약계층 8만명 혜택
낙상 치료비 25억·헬스케어 39억·고립우울 프로그램 15억·금융교육 4억·치매배상보험 20억
4분기 세부계획·수행업체 확정…내년 1분기부터 2028년까지 2년간 운영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보험업권이 자체 조성한 상생기금의 쓰임새를 소상공인에서 홀로 사는 노인과 치매 환자 등 취약 어르신으로 넓힌다. 넘어져 다쳤을 때 드는 치료비부터 치매 어르신이 남에게 입힌 손해의 배상까지, 복지제도만으로는 메우기 어려웠던 틈을 보험으로 채우겠다는 구상이다.
1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한국취약노인지원재단·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와 '시니어 취약계층 통합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양 협회장, 재단 이사장과 센터장, 삼성생명·교보생명·현대해상·KB손해보험 대표가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 3월 보험업권이 맺은 상생 상품 활성화 협약의 후속 조치다. 1차 사업으로 7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소상공인 등 지역 취약계층에 무료 상생보험을 제공해 온 데 이어, 이번에는 지원 대상을 고령층으로 넓혔다.
사업비는 모두 105억원이며 이 중 96억원을 보험업권 상생기금으로 충당한다. 혜택을 받는 어르신은 65만명이다. 복지부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65세 이상 취약 어르신 57만명이 낙상 치료비와 금융교육,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고, 치매 환자 가운데 형편이 어려운 약 8만명은 치매배상책임보험에 무료로 가입된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는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기초연금수급자 중 돌봄이 필요한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안부 확인과 가사·이동 지원 등을 제공하는 복지부 제도다.
낙상사고 치료비에는 25억원이 배정됐다. 돌봄서비스 대상 어르신이 넘어져 타박상·염좌·골절 등을 입으면 손상 정도에 따라 치료비와 회복비를 차등 지급하는 방식이다. 병·의원 치료 후 진단서와 영수증을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 제출하면 되고, 담당 생활지원사가 대신 신청할 수도 있다.
보이스피싱 예방법과 모바일뱅킹 사용법 등을 가르치는 금융교육에는 4억원이 들어간다. 생활지원사가 경찰청 교육자료 등을 활용해 어르신을 직접 만나 교육한다.
비금융 분야에서는 39억원 규모의 헬스케어 서비스가 마련된다. 대학병원에서 5년 이상 근무한 간호사 등 의료진이 전화로 건강 상담을 하고 검진 결과를 풀이해 주며, 약 복용법과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에 맞는 식단도 알려준다. 증상에 맞는 전문병원과 의료진을 안내해 진료 예약까지 대신 잡아주고, 진료 뒤에는 전문간호사의 일대일 상담과 영양관리 같은 사후관리가 이어진다. 어르신 본인이나 생활지원사가 수행업체 센터에 신청해 이용할 수 있다.
고립과 우울을 겪는 어르신을 위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에도 15억원이 투입된다. 신체·정신건강 검사로 집중 지원이 필요한 어르신을 가려낸 뒤 우울 예방과 신체 기능 향상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치매 어르신 약 8만명에게는 20억원을 들여 치매배상책임보험을 무상 가입시킨다. 치매 환자가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남의 재산에 손해를 끼쳤을 때 그 배상책임을 보험이 대신 떠안는 상품이다. 한국취약노인지원재단이 지역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환자 중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해 대상자를 정한다. 사업을 수행할 보험사는 올해 4분기 중 선정해 상품을 출시하며, 가족이나 보호자가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전용 콜센터도 운영한다.
두 사업 모두 올해 4분기 안에 세부 계획을 확정하고 수행업체를 선정한 뒤 내년 1분기부터 2028년까지 2년간 시행된다. 노인맞춤돌봄 연계 사업은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가, 치매배상책임보험은 한국취약노인지원재단이 각각 운영을 맡는다. 금융위는 사업 추진을 지원하고 복지부는 기존 돌봄 전달체계와 연계해 지원이 실제 필요한 어르신에게 닿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협약식에서는 금융과 복지, 양쪽 수장이 서로의 역할에 기대를 걸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보험은 단순한 금융상품을 넘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안전망이지만, 정작 보호가 가장 절실한 분들 중에는 보험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생기금과 같은 금융권의 포용 노력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금융과 복지의 정책 협력체계로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돌봄의 빈자리를 보험이 함께 메워주길 바라는 목소리는 복지부에서도 나왔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혼자 사는 어르신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돌봄과 건강관리는 정부만의 힘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보험업권의 상생 노력이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등 공적 돌봄과 연계해 취약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를 든든하게 뒷받침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정윤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