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MT 4F² 선언…'기술 역전' 해석은 과장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이달 들어 가파른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 CXMT의 기술 진전 보도에 따른 기술 역전 우려가 하락세의 시발점이 됐지만, 성능·수율·고객 인증 등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이를 기술 역전으로 해석하기는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 2일부터 15일까지 삼성전자는 27만6000원에서 21만원으로 약 24%, SK하이닉스는 184만1000원에서 126만원으로 약 32% 하락했다. 15일 하루에만 삼성전자는 9.48%, SK하이닉스는 11.06% 급락했다. 코스피도 7.57% 내린 5554.22로 마감했다.
주가 하락의 출발점은 CXMT가 4F²(포에프 스퀘어) 구조를 적용한 서버용 DDR5 RDIMM을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힌 데 있다. 4F²는 D램 셀 면적을 줄여 웨이퍼 한 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칩 수를 늘리는 설계 방식이다. 셀 면적을 줄이면 누설전류를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일이 어려워지는데, CXMT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직 서라운드 게이트(VSG) 트랜지스터를 개발했고, 이를 적용한 서버용 제품을 올해 안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시장은 이 발표를 중국 업체가 국내 메모리 선두 기업보다 차세대 D램 구조를 먼저 양산하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실제 해당 발표 후 지난 13일 삼성전자는 7.39%, SK하이닉스는 10.09% 급락했다. 로이터는 “CXMT의 새 셀 구조 관련 보도가 메모리 경쟁 우려를 키우며 글로벌 반도체주 약세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발표 내용을 곧바로 ‘기술 역전’으로 해석하기에는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 CXMT가 공개한 것은 제품 출시 계획이며, 구체적인 속도·용량·수율은 제시하지 않았다. 안정적인 대량 양산과 고객사 인증 여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CXMT가 15나노미터급 공정에 4F²를 적용하는 반면, 국내 업체는 약 12.2나노미터급 6F² 구조를 쓰고 있어 셀 면적이 비슷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CXMT가 삼성전자보다 2년 앞섰다”는 해석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시티그룹도 CXMT의 4F² 기술이 기존 1y 나노미터 공정을 기반으로 한 것이며, 대량 양산은 2028년 이전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티그룹은 “CXMT가 선두 D램 업체보다 약 4세대 뒤처져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CXMT가 예고한 제품은 HBM이 아니라 서버용 DDR5 RDIMM이다. HBM은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 고대역폭을 구현하는 제품으로, 첨단 패키징·발열 제어·수율·고객 인증이 함께 요구된다. 따라서 서버용 범용 D램의 구조 혁신과 HBM 경쟁력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그렇다고 중국발 경쟁 변수를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CXMT가 계획대로 서버 D램을 양산하고 중국 고객사의 채택을 늘릴 경우, 중국 시장에서 범용·서버 D램의 공급 경쟁은 강해질 수 있다. 다만 이는 중장기적으로 확인할 변수다.
삼성증권은 “CXMT의 증설이 2028~2029년 글로벌 D램 공급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HBM과 AI 서버용 D램의 수급은 범용 D램보다 더 타이트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양사의 실적은 여전히 강세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4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CXMT의 4F² D램 발표가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은 맞지만, 이것만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이 훼손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미세공정 수준과 수율, 전력 효율, 고객 인증까지 확인돼야 실제 기술 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