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발급만 막은 영업정지…롯데카드 카드론은 그 사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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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발급만 막은 영업정지…롯데카드 카드론은 그 사이 늘었다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6.10.12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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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만명 유출 제재에도 기존 고객 대출 영업은 제한 대상에서 빠져
신규 유입 11만5000명에서 0명으로…카드론 잔액은 328억 증가
롯데카드 Cl.
롯데카드 Cl.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고객 정보 유출로 롯데카드에 내려진 영업정지는 신규 회원에 대한 카드 발급을 막는 데 그쳤다. 기존 고객을 상대로 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리볼빙 영업은 제한 대상에서 빠졌다. 신규 회원이 한 명도 없었던 기간에 카드론 잔액이 늘어난 것은 이 구조에서 비롯됐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7월 31일 확정한 제재 내용은 신규 회원 카드 발급의 전면 금지다. 기존 회원의 카드 이용과 한도 증액, 카드 갱신과 재발급은 그대로 허용됐고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리볼빙의 신규 신청도 가능했다. 기존 회원이 카드를 추가로 발급받는 것만 제한됐다. 햇살론카드와 부산시 노약자 무료 지하철 카드, 군장병 관련 카드 등 공공목적 카드는 예외로 발급이 허용됐다. 영업정지는 8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 이어졌다. 고객을 새로 확보하는 길은 닫혔지만 이미 확보한 고객에게 대출을 내주는 길은 열려 있었다. 롯데카드는 제재 확정 당시 이번 조치가 신규 영업 일부에 해당해 기존 회원의 서비스 이용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12일 여신금융협회 통계를 보면 8월 말 기준 롯데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4조9788억원으로 7월 말 4조9460억원보다 328억원 늘었다. 잔액의 0.66%에 해당하는 규모로 액수 자체는 크지 않지만, 방향은 업계와 반대였다. 같은 기간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 합계는 42조7957억원에서 42조6852억원으로 1105억원 줄었다. 업계 카드론은 5월 말 43조253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6월부터 석 달 연속 감소해 고점 대비 5682억원 축소됐다.

회원 기반은 같은 기간 줄었다. 롯데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회원은 7월 말 964만8000명에서 8월 말 956만6000명으로 8만2000명 감소했다. 가족카드를 제외한 본인 기준 회원도 947만5000명에서 939만4000명으로 8만1000명 줄었다. 감소의 원인은 해지가 아니라 신규 유입 중단이다. 신규 회원은 7월 11만5000명에서 8월 0명이 됐고, 해지는 8만8000명에서 8만3000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실제로 카드를 사용한 이용회원은 698만9000명에서 692만6000명으로 6만3000명 감소해, 정보 유출 사고 직전인 지난해 8월 712만명보다 19만4000명 적은 수준이 됐다.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은 9.84%에서 9.77%로 0.07%포인트 낮아졌다.

업계 전반에서도 카드론은 줄고 다른 대출은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났다. 9개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7월 말 6조8759억원에서 8월 말 6조9994억원으로 1235억원, 1.8% 늘었다.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6480억원에서 1조6953억원으로 473억원 증가했다. 현금서비스 잔액은 7조251억원에서 6조9039억원으로 1212억원 줄었다.

대출이 쌓이는 쪽의 자산 건전성은 전업 카드사 가운데 하위권에 있다. 롯데카드의 올해 상반기 말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99%로 7개 전업 카드사 중 가장 높다. 나머지 6개사는 삼성카드 0.69%, 현대카드 0.73%, KB국민카드 0.91%, 신한카드 1.21%, 우리카드 1.40%, 하나카드 1.43%로 모두 1.5%를 밑돈다. 가장 낮은 삼성카드와는 세 배에 가까운 차이다. 연체율은 2.21%로 7개사 평균 1.66%를 0.55%포인트 웃돌며, 우리카드 2.37%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3450억원이다.

다만 지표가 악화 일변도인 것은 아니다. 롯데카드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년 전보다 0.38%포인트 낮아져 7개사 중 개선 폭이 가장 컸다. 상반기 순이익은 연결 기준 647억원으로 전년 동기 416억원보다 55.5% 늘었다. 회사는 우량고객 중심의 체질 개선 효과라는 설명을 내놓은 바 있다.

조달 여건은 경쟁사보다 불리하다. 본지가 집계한 7월 1~7일 발행 여신전문금융회사채 금리를 보면 롯데카드는 4.890%로 7개 전업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신한카드 4.071%와는 0.82%포인트 차이가 났다. 신용등급도 AA-로 7개사 중 유일하게 AA에 미치지 못한다.

등급 차이는 이후에도 비용으로 남아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3년물 여신전문금융회사채의 민간 채권평가사 평균 금리는 AA+ 등급이 4.504%, AA- 등급이 4.655%다. 여전채 금리는 1월 초 3%대 초반에서 3월 23일 4.167%로 약 3년 만에 4%대에 올라섰고, 지난 9월 28일에는 4.680%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재의 출발점은 지난해 발생한 고객 정보 유출이다. 297만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금융감독원 검사에서는 온라인 결제시스템 운영 과정의 패치 미실시와 주민등록번호 및 비밀번호 암호화 미이행, 백신 소프트웨어 미설치 등 보안의무 위반이 확인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3월 과징금 96억2000만원을 부과했고, 금융위원회는 7월 31일 제14차 회의에서 업무정지 1.5개월과 신용정보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 50억원을 확정했다. 금융감독원이 4월 말 올린 제재안은 업무정지 4.5개월이었다. 롯데카드가 2014년 직원에 의한 정보유출로 업무정지 3개월을 받은 전력이 있어 위반행위 반복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었다. 금융위는 기존 제재사례와의 형평성과 회사의 사후 수습 노력, 금융시장과 금융소비자에 대한 영향을 종합해 1.5개월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해킹 사고로 카드사가 업무정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카드는 9월 16일 영업을 재개한 뒤 제휴 브랜드와 함께 내놓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잇따라 출시하며 회원 회복에 나섰다. 교육 업종과 생활용품 유통 업종을 각각 겨냥한 상품으로, 일상 소비가 반복되는 영역에서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제재 수위가 확정된 뒤 재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회원 기반이 사고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매각 가격을 둘러싼 셈이 복잡해진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규 회원 유입이 막힌 상황에서도 기존 회원을 통한 대출 영업은 가능했던 만큼 카드론 잔액이 늘어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라며 “다만 정보 유출 사고로 훼손된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회원 기반을 정상화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향후 수익성뿐 아니라 자산 건전성과 조달 비용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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