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청구액 10만~30만원 검토...실제 배상 여부·규모는 법원이 판단
약 2만5000명 정보유출...주민등록번호 66건·CI 97건도 포함
법정손해배상 청구 가능...유출 정보·보안관리 과실 등이 쟁점
금감원 20일까지 현장검사...다른 금융사로 법적 대응 확산 가능성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신한은행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 고객들이 집단소송을 추진하면서 은행권 해킹 사태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른 금융회사에서도 침해사고가 확인된 만큼 피해자들의 법적 대응이 확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법무법인 세담은 신한은행 개인정보 유출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소송 원고를 모집하고 있다. 은행의 통지나 공식 조회 등을 통해 유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고객이 대상이다. 세담은 원고 모집을 마친 뒤 신한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피해자 1인당 청구액은 10만~30만원 선에서 검토 중이다. 소송 참가비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1만원이며 성과보수는 10%다. 청구액은 확정된 배상액이 아니며, 실제 배상 여부와 규모는 향후 재판에서 결정된다.
앞서 지난 1일 신한은행 고객 약 2만5000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알려졌다. 고객 이름과 전화번호, 연소득, 대출 산출한도 등이 유출됐고, 일부 고객의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사고는 외부 공격자가 인증을 우회해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 접근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은행은 관련 서비스 중단과 외부 IP 차단 등 긴급 조치를 취했고,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손해 발생 시 전액 보상을 약속했다. 네이버에는 집단소송 카페도 개설됐고, 운영자는 은행의 피해 인정 기준과 보상 신청 절차가 구체적으로 안내되지 않았다는 점을 개설 배경으로 설명했다.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개인정보처리자의 고의나 과실로 정보가 유출된 경우 피해자는 구체적인 손해액을 입증하지 않고도 300만원 이하의 법정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개인정보처리자는 고의나 과실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다만 유출 사실만으로 배상책임이 자동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2014년 KB국민·NH농협·롯데카드 등 카드3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는 피해자 1인당 10만원의 배상 판결이 나온 바 있다. 반면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해피캠퍼스 회원이 운영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위자료로 배상할 만한 정신적 손해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회사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향후 소송에서는 유출된 정보의 종류와 성격, 제3자의 열람·악용 가능성, 추가 피해 위험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보안관리상 과실과 사고 후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취한 조치도 판단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일 신한은행 정보유출 사고에 대한 현장점검을 현장검사로 전환했다. 오는 20일까지 유출 규모와 침투 경로, 접근권한과 보안관리 과정에서의 법규 위반 여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신한은행 피해 고객들의 소송 추진이 다른 금융사 피해자들의 법적 대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사는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BNK부산은행,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개별 고객은 배상을 요구하고 싶어도 소송 비용과 절차가 부담스러워 대응을 망설일 수 있다"며 "(신한은행 집단소송 추진 과정에서) 원고 모집과 참여 방식이 구체화되면 다른 금융사 피해 고객들도 법적 대응을 현실적인 선택지로 검토하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