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계약은 2% 안팎 증가…지난해 업계 최소였던 민원, 1년 만에 두 배
농협손보 "3대 진단비·수술비 판매 확대…절대건수는 업계 하위 3위"
4개 분기 연속 증가 뒤 고점 유지…'소비자보호 원년' 하반기 추세가 시험대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NH농협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민원 증가율이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 건수 자체는 여전히 업계 하위권이지만, 지난해 상반기까지 손보사 중 가장 적었던 회사가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최근 3대 진단비·수술비 등 고액 보장 담보 판매 비중이 확대되면서 정밀 의료심사가 필요한 청구 건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3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농협손보의 민원 증가는 보험금 지급과 계약 유지관리 단계에 집중됐고 장기보장성보험이 증가분의 62%를 차지했다.
환산 민원건수 83.8%↑…9개사 중 증가율 1위
금융감독원이 29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금융민원 접수 및 처리 동향'에 따르면 농협손보의 상반기 환산 민원건수는 10.2건으로 전년 동기(5.5건) 대비 83.8% 증가했다. 환산 민원건수는 회사별 영업 규모 차이를 감안하기 위해 보유계약 10만건당 민원이 몇 건인지로 바꿔 계산한 수치로,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같은 잣대로 비교할 때 쓴다. 금감원이 공개한 손보사 9곳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총 민원건수는 247건에서 467건으로 89.1% 늘었다. 총건수 기준으로는 캐롯손보 합병으로 보유계약이 늘어난 한화손보(107.1%)에 이어 두 번째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 권역 전체 민원은 2만1452건에서 3만136건으로 40.5% 증가해, 농협손보의 증가율은 업계 전체의 2.2배 수준이다.
금감원은 보도자료에서 소비자보호 감독 강화로 소비자 인식이 높아지면서 상반기에 일시적으로 민원이 급증했으나 7~8월에는 예년 수준을 유지하는 등 안정화 추세라고 밝혔다.
보유계약 2% 안팎 늘 때 민원은 두 배…농협손보 "절대건수는 하위 3위"
총 민원건수 증가율과 환산 민원건수 증가율의 차이는 보유계약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보여준다. 한화손보는 총건수가 107.1% 늘었지만 환산 민원건수는 74.6% 늘어 두 수치의 격차가 컸다. 반면 농협손보는 총건수 증가율(89.1%)과 환산 민원건수 증가율(83.8%)이 거의 같다. 두 수치로 역산한 보유계약 증가율은 2% 안팎이다. 농협손보는 상반기 원수보험료가 3조530억원으로 12% 늘었다고 밝혔지만, 계약 건수는 이만큼 늘지 않은 가운데 민원이 증가했다.
다만 환산 민원건수 자체는 9개사 중 7위다. 롯데손보(13.9건), 한화손보(12.9건), 메리츠화재(12.8건), 흥국화재(12.7건), DB손보(11.7건), 현대해상(10.8건)이 농협손보보다 많고 삼성화재(9.8건), KB손보(9.7건)만 적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5.5건으로 9개사 중 가장 적었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민원 증가율은 높은 편이나 10만건당 환산 민원 절대건수는 업계 하위 3위"라고 말했다.
증가세는 상반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손해보험협회 공시 기준 농협손보의 분기별 민원은 지난해 1분기 192건을 저점으로 2분기 212건, 3분기 236건, 4분기 260건, 올해 1분기 308건까지 4개 분기 연속 늘었고 2분기 301건으로 고점을 유지했다. 지난해 연간 총건수(금감원 기준 574건) 대비 올해 상반기 건수는 81%로, 손보 전체(62%)를 크게 웃돈다.
보상 52.7%·유지관리 123.5%↑…"실손 등 소액 청구는 줄어"
협회 공시로 유형을 나눠 보면 상반기 보상(보험금) 민원이 281건에서 429건으로 52.7% 늘어 전체 증가분(205건)의 72%를 차지했다. 계약 변경·해지 등 유지관리 민원은 51건에서 114건으로 123.5% 급증해 9개사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보험모집 민원은 41건에서 33건으로 줄어, 판매 단계보다 지급·사후관리 단계에서 마찰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상 민원 증가에 대해 농협손보 관계자는 "정밀 의료심사가 필요한 청구 건이 증가하면서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이 늘었다"며 "실손보험 등 소액·단순 청구 비중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단순 청구는 줄고 심사가 까다로운 고액 청구 비중이 커지면서 민원으로 이어지는 건이 늘었다는 취지다. 유지관리 민원 증가 배경은 회사 설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접수 경로를 보면 회사에 직접 접수된 자체민원은 145건에서 135건으로 줄고, 금감원 등 외부 접수 대외민원은 259건에서 474건으로 83% 늘었다.
이에 대해 농협손보 관계자는 "통상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은 대내보다 대외로 접수되는 비중이 높고, 3대 진단비·수술비 등 고액 보장 담보는 더 그렇다"고 말했다. 실제 같은 기간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 등 주요 손보사에서도 자체민원은 줄고 대외민원 비중이 8~11%포인트씩 올라 업계 공통 흐름으로 확인된다.
장기보장성이 증가분 62%…고액 담보 전략과 맞물려
상품별로는 장기보장성보험 민원이 289건에서 417건으로 44.3% 늘어 삼성화재(38.7%), DB손보(30.4%) 등을 제치고 9개사 중 증가율 1위였다. 증가분 205건 중 128건이 장기보장성보험에서 나왔다. 일반보험 민원도 88건에서 131건으로 48.9% 늘었다.
이는 회사의 영업 전략과 맞물린다. 농협손보는 정책보험 비중이 높아 자연재해에 따른 손해율 변동이 큰 만큼 장기보험 확대로 수익 기반을 안정화하는 데 주력해 왔다. 농협손보 관계자가 민원 증가 원인으로 꼽은 "3대 진단비·수술비 등 고액 보장 담보 판매 비중 확대"가 이 전략의 핵심이다.
상반기 보험손익은 805억원으로 전년 동기(95억원)의 8배로 늘었고, 회사는 그 요인으로 신계약 확대와 함께 보험금 예실차 개선을 꼽았다. 고액 담보 중심의 판매 구조와 정밀 의료심사는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지급 단계의 고객 마찰이라는 비용을 동반하고 있는 셈이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의료심사 업무 강화를 통해 보험금 지급 절차를 신속화하고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보호 원년' 첫해…농협 계열 중 손보만 권역 평균 상회
농협손보는 올해 1월 '금융소비자보호 실천 결의대회'를 열고 2026년을 소비자보호 실천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도입, 해피콜 음성봇 고도화, AI 고객센터 구축 등 '소비자보호 6대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같은 금감원 자료에서 농협은행의 상반기 민원은 3.6% 늘어 공개 대상 은행 9곳 중 증가율이 가장 낮았고, 농협생명은 35.6% 늘어 생보 권역 평균(47.0%)을 밑돌았다. 농협금융 계열 가운데 손보만 권역 평균을 크게 웃돈 것이다.
금감원이 7~8월 민원 안정화를 언급한 만큼, 농협손보의 증가세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상승 흐름의 일시적 조정인지 고액 담보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에 따른 구조적 변화인지는 오는 11월 협회 3분기 공시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고액 담보 가입자라면 청구 시 의료심사 절차와 소요 기간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방법이다.
최정윤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