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늘었는데 면세점은 울상…‘쇼핑 큰손’ 소비처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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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늘었는데 면세점은 울상…‘쇼핑 큰손’ 소비처 바뀌었다
  • 서영광 기자
  • 승인 2026.09.2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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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외국인 면세점 구매객 39.1% 증가했지만 매출은 8% 늘어나는 데 그쳐
1인당 구매액 73만6000원→57만1000원…1년 새 22.4% 감소
사후면세 환급액은 지난 2022년 334억원서 올해 8월 4044억원으로 급증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면세점으로 향하는 지출은 예전과 같은 속도로 늘지 않고 있다. 외국인 면세점 구매객은 1년 새 40% 가까이 증가했지만 매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고, 1인당 구매액은 오히려 20% 넘게 감소했다. 관광객의 쇼핑 수요가 면세점에서 일반 매장으로 분산되는 소비 구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 제 2 터미널 내 면세점. [사진=서영광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 2 터미널 내 면세점. [사진=서영광 기자]

29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면세점 외국인 구매객은 138만653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99만6653명보다 39.1%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은 7331억원에서 7915억원으로 8.0%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구매객 증가폭과 매출 증가폭 사이에 큰 차이가 발생하면서 외국인 1인당 구매액도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8월 약 73만6000원이었던 외국인 객단가는 올해 8월 약 57만1000원으로 22.4% 감소했다. 지난 7월의 63만3000원과 비교해도 한 달 만에 9.8% 줄었다.

외국인이 늘어난 만큼 면세점 매출이 따라오지 못하는 현상은 전체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8월 전체 면세점 구매객은 293만3446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1.7%, 전월보다 10.0% 증가했다. 반면 전체 매출은 1조614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 증가하는 데 그쳤고, 전월과 비교하면 오히려 0.5% 감소했다.

면세점 소비의 구조적인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5년간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지난 2021년 17조8335억원에서 지난해 12조5339억원으로 29.7% 감소했다. 특히 중국인 매출은 같은 기간 16조7479억원에서 8조2316억원으로 50.9% 줄었다.

반면 한국인의 면세점 매출은 8279억원에서 3조2007억원으로 3.9배 증가했다. 일본인 매출도 107억원에서 2461억원으로, 미국인은 503억원에서 1809억원으로, 대만인은 237억원에서 1680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하지만 국적별 소비층이 다양해진 것만으로 면세점 시장의 위축을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면세점 이용객 1명당 평균 매출액은 지난 2021년 263만4000원에서 지난해 42만5000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평균도 41만7000원에 머물렀다.

대신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면세점 밖으로 확대되는 흐름은 뚜렷하다. 외국인이 국내 일반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한 뒤 부가가치세 등을 돌려받는 사후면세 환급액은 지난 2022년 334억원에서 지난해 4131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404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규모의 97.9%에 달했다.

환급 승인 건수 역시 지난 2022년 204만3000건에서 지난해 3922만600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는 3661만6000건이 승인됐다.

국적별로 보면 올해 8월까지 사후면세 환급액은 중국인이 201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만 551억원, 일본 317억원, 미국 237억원, 싱가포르 102억원 순이었다.

이는 과거 면세점에서 대량으로 구매하던 소비가 줄어드는 동시에 관광객이 일반 매장과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직접 상품을 구매하는 방식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외국인 구매객 증가가 곧바로 면세점 매출 확대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면세업계의 과제도 달라지고 있다. 관광객 수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실제 구매를 면세점으로 유도하고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이 중요해진 셈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외국인 관광객 자체는 늘고 있지만 과거처럼 면세점에서 한 번에 큰 금액을 소비하는 패턴은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사후면세를 포함해 관광객들이 다양한 일반 유통채널에서 쇼핑하는 흐름이 확대되고 있어 면세점 입장에서는 단순한 방한객 증가만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국경절을 계기로 방한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실제 면세점 매출로 얼마나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며 “관광객의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상품 구성과 가격 경쟁력, 쇼핑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은 다음 달 1일부터 7일까지 이어진다. 최근 중국발 국제선 예약에서 서울 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중국인 관광객 증가가 면세점 매출 회복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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