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조가 소득 개선 기대로 파급, 증시 변동성 축소도 한몫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국내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 심리가 한 달 만에 다시 개선됐다. 증시 변동성이 줄어든 데다 실물경제 흐름이 양호하게 이어지면서, 소득 여건이 나아질 거라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6.6으로 전월(104.5) 대비 2.1포인트 상승했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소비자동향지수(CSI)를 종합해 산출하는 지표다. 2003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의 장기평균을 기준값 100으로 두고, 이보다 높으면 소비자들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으로, 낮으면 비관적으로 경기를 본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됐다.
CCSI는 올해 들어 상당한 등락을 거듭해왔다. 지난 3월에는 중동 전쟁 여파로 110선을 밑돌았고, 4월에는 에너지 공급 차질과 물가 상승,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며 99.2까지 떨어졌다. 이후 중동 전쟁 종전 기대감이 살아나며 증시가 급등하고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자, 5월부터 7월까지 석 달 연속 개선세를 보이며 7월 106.8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8월 들어 코스피 변동성이 커지며 조정을 받자 2.3포인트 하락한 104.5로 밀렸는데, 이번 달 다시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이번 상승 폭(2.1포인트)은 지난 5월(6.9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이며, 4월 이후로는 5개월 연속 기준치 100을 웃돌고 있다.
지표를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소득 여건에 대한 기대감이 이번 반등을 이끈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가계수입전망CSI는 102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는데, 이는 성장세 확대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6개 구성지수 가운데 이번 CCSI 상승에 대한 기여도가 0.9포인트로 가장 컸다. 현재경기판단CSI 역시 83으로 전월보다 4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코스피가 흔들리며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이 악화해 79까지 내렸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달은 수출·소비 등 실물경제 흐름이 양호하게 이어지고 국내 증시 변동성도 줄어들면서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이 밖에 향후경기전망CSI는 90으로 1포인트, 생활형편전망CSI는 98로 1포인트, 소비지출전망CSI는 110으로 1포인트씩 각각 상승했다.
한은은 이런 흐름의 배경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를 지목했다. 박용민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 경제심리조사팀장은 9월 소비자심리는 국내 증시 변동 폭이 줄고 소득 여건 개선 기대가 높아지면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은 경제심리조사팀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 호조가 설비투자와 소비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소득여건 개선으로 파급되는 영향이 분명히 있을 텐데, 이번에도 그런 모습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즉 수출 실적 개선이 기업의 투자 확대와 가계의 소비 심리 회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번 조사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런 개선세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CCSI는 이미 올해 들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온 만큼, 이번 반등이 추세적인 회복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되돌림인지는 다음 달 지표를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다. 특히 8월 조정의 원인이었던 증시 변동성이 다시 커질 경우, 현재경기판단CSI를 중심으로 심리 지표가 재차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