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자금 늘고 성과보수 문턱 높아져…증권사 운용 역량 중요
신평업계 "현재 신용도·건전성 우려할 단계는 아냐"
향후 경쟁 심화 땐 공격적 운용 가능성…편입자산 변화 주목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종합투자계좌(IMA)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운용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IMA 잔액이 4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기준수익률도 5%까지 높아졌다. 당장 건전성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향후 경쟁이 심화될 경우 높아진 기준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어떤 자산을 편입하는지가 증권사별 운용 역량을 가를 전망이다.
IMA 4조·기준수익률 5%…이제는 '얼마나 모으나'보다 '어떻게 굴리나'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IMA 상품의 기준수익률을 기존 4%에서 5%로 1%포인트 높였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도 최근 상품의 기준수익률을 4.5%로 제시하면서 IMA 기준수익률이 전반적으로 한 단계 올라섰다.
출시 상품마다 자금 유입도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까지 7개 IMA 상품을 출시해 약 2조9000억원을 모집했으며, 현재 판매 중인 S6까지 마무리되면 누적 규모가 3조원을 넘어선다. 미래에셋증권도 1~3호 완판에 이어 4호를 모집 중으로, 판매 완료 시 잔고가 4000억원대로 늘어난다. NH투자증권은 세 차례 연속 완판을 기록하며 누적 발행액이 6400억원으로 확대됐다.
3사의 IMA 규모만 4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시장의 관심도 자금 모집에서 실제 운용 성과로 옮겨갈 전망이다.
IMA는 사전에 제시한 기준수익률을 넘어선 초과수익에 대해 증권사가 일정 비율의 성과보수를 가져가는 구조다. 기준수익률이 높아지면 같은 운용성과를 내더라도 증권사가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는 구간은 줄어든다. 반면 IMA 잔액이 늘어날수록 증권사가 실제 운용해야 하는 자금은 커진다.
결국 증권사는 늘어난 자금을 운용하면서 높아진 기준수익률을 충족하고 자체 수익성까지 확보해야 한다.
여러 증권사가 동시에 IMA 규모를 확대하는 것도 변수다. IMA 자금이 주로 투입되는 채권과 기업대출, 메자닌 등 기업금융 자산을 둘러싼 확보 경쟁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갖춘 자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준수익률 경쟁까지 이어지면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투자 범위를 넓히거나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자산을 편입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향후 시장금리 상승이나 증권사 간 자금 유치 경쟁으로 기준수익률이 추가로 높아질 경우 증권사가 확보해야 하는 운용수익률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IMA의 외형 확대 자체보다 늘어난 자금을 어떤 자산에 배분하고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해 수익률을 확보하는지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지금은 건전성 우려할 단계 아냐"…관건은 편입자산 변화
다만 신용평가업계에서는 현재 IMA 규모와 운용구조만으로 증권사의 신용도나 재무건전성을 우려하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우선 IMA는 발행어음과 유동성 구조가 다르다. 모집한 자금을 2~3년 등 정해진 만기까지 운용할 수 있어 수시로 조달과 상환이 반복되는 발행어음보다 차환에 따른 유동성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손익 구조 역시 현재로서는 증권사의 과도한 위험 추구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IMA는 운용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증권사가 이를 부담하는 반면 초과수익이 발생하면 고객과 나눈다. 증권사가 고위험 자산을 통해 높은 수익을 내더라도 수익 전부를 가져가는 구조가 아니어서 위험도를 크게 높일 유인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현재 IMA 규모는 증권사 신용도나 건전성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당분간은 저위험이나 중위험 자산을 중심으로 운용하면서 적정한 운용전략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현재 기준수익률은 실제 운용에 부담을 줄 정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IMA 업계 관계자는 "부담을 느꼈다면 기준수익률을 올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존 상품의 운용성과와 향후 금리 환경 등을 고려하면 현재 수준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IMA 운용자산 역시 주식 등 에쿼티보다 채권과 기업금융 자산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IMA 시장이 커질수록 기준수익률이나 누적수익률뿐 아니라 실제 편입자산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규모와 기준수익률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현재와 같은 자산 구성을 유지하는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지금보다는 앞으로 영업이 확대되고 규모가 커지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시점을 봐야 한다"며 "기준수익률이 높게 설정돼 있으면 아무래도 보다 공격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설명서 등을 통해 자산 구성이 어떻게 돼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수진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