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계약한 입주 예정자엔 '종전 규정' 경과조치...보금자리론 요건 6억→9억 완화도 거론
전세대출은 강화에 무게...비거주 1주택자 제한·보증비율 추가 축소 검토
5대 은행 집단대출 148조, 주담대의 24%...외 늘면 총량관리 실효성 약화 우려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금융당국이 주택금융 방안의 막바지 조율에 들어갔다. 분양계약을 이미 마친 입주 예정자의 잔금대출에는 규제 예외를 두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는 반면, 전세대출은 문턱을 높이는 기류가 뚜렷하다. 다만 어디까지를 '실수요'로 인정할지가 핵심 과제로 남았다.
2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금융위원회는 세제·공급 분야와 함께 발표될 종합대책 가운데 금융 부문 방안을 다듬고 있다. 발표 시점은 이르면 다음 달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논의에 속도가 붙은 계기는 진ㄴ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였다. 이 자리에서 2년 전 실거주 목적으로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 아파트를 분양받은 입주 예정자가 총량 규제 여파로 은행에서 잔금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고, 대통령이 보완책 마련을 주문하면서 금융위가 곧바로 검토에 착수했다.
금융위는 지난 28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을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올해 입주 예정 단지 현황과 잔금대출 수요 규모, 집단대출을 총량 규제에서 뺄 경우 은행별 가계대출이 얼마나 늘어날지 등이 점검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거론되는 방안은 잔금·이주비 등 집단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관리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별도 한도로 관리하는 것이다. 총량 규제 밖에 있는 정책대출인 보금자리론의 주택가격 요건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높여 활용 폭을 넓히는 안도 함께 테이블에 올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계약이 확정된 입주 예정자에게는 종전 규정을 적용하는 경과조치를 두는 방향으로 은행권과 협의가 진행 중이다. 다만 집단대출의 총량 규제 예외 적용 여부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반면 전세대출 규제는 강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 대통령이 전세대출을 집값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 만큼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제한, 보증비율 추가 축소 등이 거론된다. 대통령은 다만 청년·신혼부부·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등 "꼭 필요한"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타당성 있는 핀셋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역시 가계대출 관리 기조는 흔들지 않으면서 '핀셋' 지원으로 실수요자의 불편을 덜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총량 관리 기조는 유지하되 실수요자의 애로를 해소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실수요자의 경계선이다. 5대 은행의 집단대출 잔액은 지난 23일 기준 148조3451억원으로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약 24%를 차지한다. 규모가 큰 집단대출까지 예외로 빠지면 연 1.5%로 잡아둔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의 실효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원칙은 그대로 둔 채 문제가 불거진 사례를 중심으로 예외만 늘리는 방식이 형평성 시비와 정책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규제 역시 간단치 않다. 노부모 봉양이나 자녀 교육, 직장 이전 등 불가피한 사유와 투기 목적을 은행이 일일이 가려낼 수단이 마땅치 않아서다.
최정윤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