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한도 축소 유예 기준은 ‘접수일’…기존 계약자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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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한도 축소 유예 기준은 ‘접수일’…기존 계약자 사각지대
  • 최정윤 기자
  • 승인 2026.07.2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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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규제지역 정부 기준은 최대 6억원인데 국민은행은 3억원…비규제지역·생애최초도 동일 적용
기존 한도 적용 기준은 계약일 아닌 ‘접수일’…접수는 대출 실행일 50일 전부터
잔금일까지 50일 넘게 남은 계약자는 시행 전날까지 서류 접수 어려워
국민은행 “가계대출 관리 위한 한시 조치…집단·기금대출은 제외”
구제 방안엔 “상황 더 지켜봐야”…배경엔 총량 목표 1.5% 압박
[사진=KB국민은행]
[사진=KB국민은행]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KB국민은행이 이달 10일부터 주택구입 목적 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춘 가운데, 유예 조건과 서류 접수 기준이 맞물리면서 일부 계약자는 기존 한도를 적용받지 못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한도 적용 기준은 계약일이 아닌 서류 접수일이다. 대출 서류는 대출 실행일(잔금일) 50일 전부터 접수할 수 있어, 잔금일까지 50일 넘게 남은 계약자는 시행 전날까지 서류를 접수하기 어려웠다.

2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주택구입자금 대출 한도를 3억원으로 축소하고 규제지역이 아닌 지역에도 같은 한도를 적용했다. 은행 자체 재원으로 취급하는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었다.

금융당국이 정한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는 시가 15억원 이하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이다. 제도상 한도와 현장에서 적용되는 한도 사이에 간극이 생긴 셈이다. 정부가 수도권·규제지역의 15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주담대 상한을 6억원으로 제한한 이후 시중은행이 자체적으로 한도를 절반까지 낮춘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중도금·이주비·잔금 등 집단대출과 기금대출, 보금자리론, 전세사기 피해자 대출은 이번 조치에서 제외됐다.

문제는 시행 방식이다. 국민은행은 시행 전날인 9일까지 접수된 대출 신청에 기존 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면·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은 대출 실행일 50일 전부터 접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대출 실행일은 대출금이 지급되는 날로, 통상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는 날이다.

잔금일까지 50일 넘게 남은 계약자는 매매계약을 마쳤더라도 9일까지 서류를 접수하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신청이 늦어서가 아니라 접수 기간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태였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잔금일이 멀리 남은 매수자일수록 접수 가능일이 늦어져 유예 대상에서 벗어나는 구조가 됐다.

접수 기회가 없었던 기체결자에 대한 별도 구제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지 묻자 국민은행 관계자는 “해당 조치가 한시적으로 시행되다 보니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현재까지 계약 체결일을 기준으로 기존 한도를 적용하는 등 별도의 구제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배경에는 가계대출 총량관리가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총량 증가율 목표를 지난해 실적(1.7%)보다 낮은 1.5%로 정하고, 목표를 지키지 못한 금융회사에 페널티를 부과하기로 했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이달 초 이미 연간 증가액 목표의 80%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의 한도 축소 역시 총량 목표 관리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적정 수준의 가계여신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접수 기준을 조정한 것”이라며 “실수요자의 자금 이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단대출과 기금대출 등 일부 상품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와 시장 상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조치의 운영 방향을 탄력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도를 3억원으로 일괄 축소한 곳은 현재까지 국민은행이 유일했다. 같은 시기 신한·하나·농협은행은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을 제한해 서울에서는 최대 5500만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등에서는 최대 4800만원가량 한도가 줄어들 수 있었다.

신한은행은 이달 8일부터 이달 말까지 대출모집인 채널의 대출 신청을 중단했고, 하나은행은 이달 2일부터 다음 달 실행분 주담대의 모집인 채널 접수를 중단했다. 은행을 바꿀 경우 심사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해 잔금일이 임박한 경우에는 선택지가 제한된다.

은행권의 총량관리 과정에서 기존 계약자의 잔금대출이 막히는 문제는 이미 공론장에 올라와 있다. 이달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는 은행권의 대출 축소로 잔금 대출이 막혔다는 수분양자의 호소가 나왔고, 이재명 대통령은 규제의 경계를 그을 때 피해가 최소화돼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청년·서민 실수요자 대출을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과 목표치 조정 가능성이 검토된다는 보도도 나왔다.

최정윤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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