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맞춤형 SoC 기판 확보 '난항'…FC-BGA 공급망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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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맞춤형 SoC 기판 확보 '난항'…FC-BGA 공급망에 발목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6.07.1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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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판업계, 대규모 선급금·물량 보장 요구
대면적 FC-BGA 공급난에 수주 차질 우려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삼성전자가 AI 맞춤형 시스템온칩(SoC)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정작 칩을 실장할 대면적 패키지 기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는 고객사를 수주하더라도 기판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공급 일정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SoC 사업 관련 조직은 최근 국내외 주요 기판 업체들에 AI·데이터센터용 대면적 FC-BGA 기판 공급을 타진했으나, 업체별로 상당한 수준의 선결 조건을 요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일본 이비덴은 1조원 이상 규모의 물량 보장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최소 1000억원 수준의 선급금 지급 혹은 고객사의 직접 수급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LG이노텍과 대덕전자는 해당 요청에 사실상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사가 갑, 수요자가 을이 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각사(기판 제조사)가 캐파(생산능력)의 몇 퍼센트가 차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지만, 수주 문의가 밀려들면서 저마다 조건을 걸고 협상의 간을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같은 공급자 우위의 상황은 AI 칩의 대형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AI·데이터센터용 반도체는 연산 성능을 높이기 위해 칩 자체와 이를 실장하는 기판 면적이 함께 커지고 있다. 기판 면적이 넓어지면 한정된 규격의 생산 패널에서 뽑아낼 수 있는 기판 수량이 물리적으로 줄어들고, 열에 의한 휘어짐(워피지) 제어 난도도 급격히 높아진다. 같은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절대량이 감소하는 만큼 수요 증가 속도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LG이노텍의 대면적 FC-BGA 기판 샘플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의 대면적 FC-BGA 기판 샘플 [이미지=LG이노텍]

이러한 기술적 난도 때문에 대면적 FC-BGA를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업체는 이비덴 등 일본 업체와 삼성전기·LG이노텍·대덕전자 등 소수에 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20층 이상 고난도 적층 기술과 워피지 제어 기술이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핵심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면적 기판이 필요한 회사들은 가격보다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우선시하며 장기 공급계약이나 선급금 지급 등을 통해 물량을 선점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진 선급금 지급과 직접수급 조건도 이같은 공급자 우위 시장을 반영한 사례로 풀이된다.

문제는 기판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경우 삼성전자 SoC 사업에 미칠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빅테크의 맞춤형 SoC 물량을 겨냥해 파운드리·시스템LSI 차원의 영업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기판 확보가 담보되지 않으면 설계와 파운드리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양산과 납기 대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칩을 만들 수 있어도 이를 실장할 기판이 없으면 최종 제품 공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판이 AI 공급망의 새로운 병목으로 부상하면서 완제품 수주 경쟁력도 결국 기판 확보 능력에 좌우되는 국면”이라며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기판 확보 여부가 수주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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