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은 나스닥서 글로벌 투자자 공략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이끄는 총수들이 잇달아 미국을 찾아 글로벌 AI 반도체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빅테크 고객사와 협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투자자들과 접점을 넓히며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파운드리 사업을 담당하는 한진만 사장과 함께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열리는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해 글로벌 빅테크 경영진들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미국을 찾아 글로벌 투자자와 주요 고객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미국 투자은행 앨런앤드컴퍼니가 주최하는 비공개 행사로, 글로벌 미디어·정보기술(IT) 업계 주요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다. 올해는 제프 베이조스, 마크 주커버그, 순다르 피차이, 팀 쿡, 샘 올트먼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사업을 총괄하는 한 사장이 동행한 만큼 삼성전자가 AI 반도체와 파운드리 분야 신규 고객 확보 및 협력 확대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테슬라와 대규모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엔비디아 자율주행칩과 그록(Groq)의 AI 칩 생산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재계는 이 회장이 미국 체류 기간 주요 고객사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파운드리뿐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협력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이달 말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글로벌 테크 CEO 모임인 구글 캠프에 참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 회장도 미국에서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간다. 최 회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SK하이닉스 ADR 나스닥 상장 기념식에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입성을 기념하는 자리로, 최 회장과 경영진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AI 메모리 경쟁력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직접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ADR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과 청주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건설, 극자외선(EUV) 장비 확보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AI 메모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미국 체류 기간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주요 고객사 경영진과도 만나 AI 메모리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 들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잇달아 만나 HBM과 차세대 메모리 모듈, AI 데이터센터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협력 관계를 강화해 왔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양사 총수 모두 직접 해외를 누비며 고객사 확보와 투자자 신뢰 제고에 나선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관계가 수주와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총수들의 해외 네트워크 행보가 향후 대형 계약과 신규 협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