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실물부터 달러·엔화까지” 하나은행, 신탁 다양성 강화 잰걸음...무엇을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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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실물부터 달러·엔화까지” 하나은행, 신탁 다양성 강화 잰걸음...무엇을 노리나
  • 이준성 기자
  • 승인 2026.03.30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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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은행권 최초 엔화·달러 ETF 투자 신탁 선봬
"외국 통화 보유한 고객들의 투자 니즈 상품에 반영"
금 실물 운용 신탁도 선봬...유언대용신탁 리뉴얼 하기도
비이자이익 중요성↑...신탁 통한 수수료이익 확보 집중
지난해 신탁 수수료 2478억원...전년比 21.6% 증가·수수료이익 성장 견인
하나은행 본점 전경. [제공=하나은행]
하나은행 본점 전경. [제공=하나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하나은행이 신탁 상품 다양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 최초로 달러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신탁과 금 실물 신탁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는 엔화 ETF 투자 신탁을 선보이고 유언대용신탁도 개편했다. 비이자이익 확대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신탁 상품을 통해 핵심 비이자 수익원인 수수료이익을 늘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하나은행은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엔화로 ETF에 투자할 수 있는 '하나글로벌신탁(엔화)'를 출시했다. 이는 지난해 은행권 최초로 선보인 '하나글로벌신탁(미화)'를 잇는 또 하나의 외화 ETF 투자 신탁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ETF 시장의 성장세와 다양한 외국 통화를 보유한 고객들의 투자 니즈를 상품에 반영했다"며 "고객은 하나글로벌신탁(엔화)를 통해 보유한 엔화로 일본 거래소에 상장된 역외 ETF에 투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엔화예금 보유 잔액이 약 20조원으로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엔화는 일본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아 정기예금 운용 시 '제로금리(0%)'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번 상품을 통해 고객의 무수익 엔화 자산을 깨워 수익 자산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이 신탁 상품 라인업을 확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해 8월 실물 금을 대상으로 한 국내 금융권 유일의 신탁 상품인 ‘하나골드신탁’을 출시한 바 있다. 해당 상품은 출시 이후 판매한도가 조기 소진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국내외 금값 상승 흐름 속 새로운 금 투자 방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최근 기존 유언대용신탁 상품인 '100세 신탁'을 시니어 전용 상품에서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내맘대로 신탁'으로 개편했다. 치매에 대비하려는 고객은 물론 가족까지 실질적인 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자산 운용 범위와 상속 설계 방식, 자금 인출 방식 등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하나은행이 신탁 상품 다변화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비이자이익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 자리한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와 은행권 전반을 향한 이자이익 중심 영업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맞물리면서, 하나은행이 수수료이익을 중심으로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신탁 상품 경쟁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탁은 고객 자금이나 재산을 금융상품에 투자·관리하는 과정에서 수익을 내는 구조로, 상품별로 차이는 있지만 통상 0.05~2% 수준의 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 신탁 잔액 규모가 커질수록 관련 수수료이익도 함께 늘어나는 만큼, 하나은행은 신탁 상품을 핵심 비이자 수익원 중 하나로 키우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비이자이익 가운데 수수료이익이 집중적으로 성장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며 "유가증권 관련 손익 등도 비이자이익이긴 하지만 거시 환경에 따라 변동성이 큰 시장성 이익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이미 신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 결실을 보고 있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수수료이익은 1조260억원으로 전년(9450억원) 대비 8.6%(810억원)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신탁 수수료가 2038억원에서 2478억원으로 21.6%(440억원) 늘어나며 수수료이익 성장을 견인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들도 자산관리(WM) 사업 강화 등 수익원 다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탁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분위기"라며 "은행권의 신탁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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