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에 車 업계 ‘비상’…토요타 감산, 제네시스 전시장 문 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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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긴장에 車 업계 ‘비상’…토요타 감산, 제네시스 전시장 문 닫아
  • 이현성 기자
  • 승인 2026.03.09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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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중동 수출 물량 4만대 감산
해운사 운항 중단에 공급망 불안 확산
제네시스 전시장 휴점·WEC 일정 연기
제네시스 카타르 전시장은 안전을 위해 휴점 뒤 8일 재오픈을 알리는 게시물을 게재했다 

[녹색경제신문 = 이현성 기자] 중동발(發) 충격파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강타하고 있다. 토요타가 호르무즈 해협 긴장을 이유로 중동 수출 차량 생산을 대폭 축소하기로 한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체도 그 여파를 비껴가지 못했다. 제네시스 카타르 전시장은 일주일간 문을 닫았고, 야심차게 준비해온 마그마 레이싱팀의 모터스포츠 데뷔전 일정도 틀어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오는 3월과 4월 두 달에 걸쳐 중동 수출 차량 생산을 약 4만대 줄일 방침이다. 토요타의 월간 중동 수출 물량의 60~70%에 해당하는 규모다. 감산 대상에는 토요타의 간판 모델인 랜드크루저를 비롯해 SUV, 세단, 경상용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감산의 직접적인 배경은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물류 마비다. 중동으로 향하는 핵심 수송로에 불안정이 찾아오며 완성차 업체의 수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글로벌 3대 해운사로 꼽히는 하팍로이드, 머스크, MSC는 이미 해협 통과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글로벌 컨테이너 운송 시장에서 세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중동 방면 해상 운송 대부분이 막힌 셈이다.

여파는 완성차 수출에 그치지 않는다. 파키스탄에서 토요타 차량을 현지 조립하는 인더스 모터 컴퍼니는 해협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반조립(CKD) 부품 키트와 수입 부품 공급이 지연될 수 있다고 공식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직접 이용하지 않는 업체들도 부품·소재 공급망을 통해 연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자동차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긴장이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경우,  완성차 업체들의 제조 원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실제로 주요 자동차 생산국의 중동 원유 수입 의존도는 상당히 높다. 일본은 원유 수입량의 약 90%가 중동산이며, 한국도 70% 안팎을 중동에서 들여온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역시 걸프 지역 원유의 약 84%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한다.

자동차 제조는 철강·알루미늄 제련, 도장(塗裝) 공정, 파워트레인 가공 등 에너지 소비가 집중되는 산업이다. 유가 급등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사태는 이미 국내 완성차 업체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네시스 카타르 공식 SNS는 지난 1일 "고객과 임직원의 안전을 위해 전시장 운영을 일시 중단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전시장은 약 일주일간 휴점한 뒤 현지시간 기준 8일 영업을 재개했다.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 진출을 준비해온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팀도 타격을 입었다. 오는 28일 카타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6 FIA 세계 내구 선수권대회(WEC) 개막전이 시즌 후반으로 연기된 탓이다. 이에 따라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팀의 공식 데뷔전은 4월 17일 이탈리아 이몰라에서 열리는 '이몰라 6시간' 레이스로 미뤄지게 됐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4분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합작 공장(HMMME) 역시 계획에 수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동 지역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계획 수정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한편 이란은 유엔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의혹을 부인하며 미국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주요 해운사들이 이미 운항을 중단한 만큼 글로벌 공급망 불안은 이미 현실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사태 장기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현성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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