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선택한 ‘물류 자동화 설비’ 눈길
후발주자의 필살기는 ‘생산부터 배송까지 전과정 자동화’
[녹색경제신문 = 이현성 기자] “삼성전자도 저희 스마트물류솔루션을 선택했는데,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현대글로비스가 이런 것도 하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4일 현대글로비스 이규복 사장이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이하 AW2026)에서 기자와 만나 가장 먼저 꺼낸 말이다.
이어서 그는 고밀도 보관 솔루션인 ‘6웨이 셔틀 덴스 스토리지 시스템(6-Way Shuttle Dense Storage System)’을 가리키며 “지금 삼성전자 광주공장에 설치 중인 설비예요. 오는 8월 완공 예정입니다”라고 전했다.
그의 말을 듣고 곧장 휴대전화를 꺼내 ‘현대글로비스 삼성전자 광주공장’을 검색했지만, 어디에서도 해당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물류 자동화 사업에서 현대글로비스의 존재감이 이토록 작은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후발주자’에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신성장 동력 확보의 일환으로 2022년 스마트물류솔루션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20여 년간 물류 회사로 활약하며 축적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결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물류솔루션은 현대글로비스의 미래 먹거리로 제격이었다.
물류 자동화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도 매력적이다. 글로벌 물류 자동화 시장 규모는 2022년 430억달러에서 2025년 816억달러로 확대됐다. 시장조사업체 모더 인텔리전스는 2031년 시장 규모가 1327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최적화 된 시뮬레이션 알고리즘, 로봇기술, 인공지능, 디지털 트윈 등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DX)을 추진해 고객사의 물류 환경에 적합한 스마트물류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했다. 2023년에는 물류 자동차 소프트웨어 기업 알티올의 지분 70% 인수를 통해 관련 기술을 확보하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높였다.
그리고 2025년, 성과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현대글로비스는 2025 국제물류산업대전에서 알티올과 공동 개발한 차세대 물류 자동화 플랫폼 ‘오르카(ORCA)’를 최초 공개했다. 창고 제어 시스템(WCS)이 핵심으로, 복잡한 물류 제어 과정을 단순화해 누구나 손쉽게 관리·감독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물류 자동화 설비 개발에도 열심이다. 삼성전자 광주공장에 도입 예정인 6웨이 셔틀 덴스 스토리지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6웨이 셔틀 덴스 스토리지 시스템은 수평 4방향 이동 셔틀과 수직 2방향 리프트 셔틀을 결합한 고밀도 자동창고 보관·관리시스템이다.
좌우로 퍼즐을 밀고 당겨 그림을 완성하는 슬라이드 퍼즐의 '3차원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덕분에 공간 효율과 작업 효율 개선, 비용 절감에 탁월하다. 여기에 AI를 결합하면 스스로 창고 정리까지 가능하다.
현대글로비스 물류자동화사업팀 이영섭 책임은 “가령 쿠팡 등 유통 플랫폼은 계절에 따라 잘 팔리는 상품이 다르기 마련인데, AI를 적용하면 계절 변화에 발맞춰 보다 적합한 상품을 알아서 앞쪽에 배치해 유통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E2E(End-to-End) 서비스는 물류 자동화 사업의 후발주자인 현대글로비스의 경쟁력을 높인다. 자동화 설비 구축에 그치는 경쟁사와 달리 현대글로비스는 물류 회사의 장점을 살려 ‘생산부터 배송까지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영섭 책임은 “자동화 설비는 진입 장벽이 그리 높지 않다. 반면 물류는 그렇지 않다. 부품 입고부터 창고 관리, 제품 출고까지 아우르는 스마트물류솔루션은 현대글로비스만이 가능하다”며 “이렇게 한 번에 관리하면 물류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점도 생산자 입장에서 효율적이다”고 말하며 현대글로비스만의 장점을 설명했다.
AW2026에서 현대글로비스 부스를 경험한 뒤, “현대글로비스가 이런 것도 하고 있다고 알리고 싶어 나왔다”는 이규복 사장의 말이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홍보가 부족해 걱정된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이렇게 잘하고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자신감에 가까웠음을 깨달았다. ‘최고의 마케팅은 결국 좋은 제품’이라는 말이 실감되는 경험이었다.
이현성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