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이 28일(현지 시각) 이란 본토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에 돌입하면서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테헤란 도심 상공에서 거대한 검은 연기 기둥이 치솟는 가운데, 최고지도자 관저가 공격받았다는 주장이 현지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다.
본지가 한국에 거주 중인 이란인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영상에는 폭발 직후로 추정되는 장면이 담겼다. 저층 건물이 밀집한 지역 너머로 두 갈래의 짙은 연기가 솟구치고, 이를 촬영하던 여성은 흥분한 목소리로 “와, 쳤어!”라고 외친다. 주변에서는 놀람과 환호가 뒤섞인 반응이 이어진다. 제보자는 “현지에서 최고지도자 관저가 공격받았다는 말이 빠르게 퍼졌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 정부는 최고지도자 거처의 직접 피격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의 안전 상태도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란 국영 매체는 지도부가 건재하다고 주장하며 “침략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과 이스라엘 은 이날 새벽 이란 내 군사·전략 시설을 겨냥한 동시다발 공습을 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의 핵 및 탄도미사일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정밀 타격”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테헤란과 혁명수비대 관련 시설이 주요 표적이 됐다고 전했다.
이란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중동 내 미군 기지와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고 발표했으며, 일부는 요격됐지만 폭발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은 “지도부를 겨냥한 시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전쟁 행위”라며 보복 수위를 높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47년 억압”…환호 속에 드러난 이란 내부의 복잡한 민심
이번 공습을 둘러싼 이란 내부 여론은 단일하지 않다. 본지가 접촉한 이란인 A씨는 “많은 이란인들은 이번 공격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갖고 있다”면서도 “일부는 오히려 희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47년 동안 이 이슬람 정권 아래에서 살아왔다. 억압과 강압, 권력욕에 지배된 체제였다”며 “이 정권은 우리의 문화도, 우리의 삶도 제대로 대표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외부의 힘이라도 이용해 정권을 바꾸는 것이 유일한 탈출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권 교체가 왜 중요하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는 자유 없이, 선택권 없이 오랜 세월을 견뎌왔다. 그래서 변화에 대한 갈망이 크다”고 답했다.
이 같은 발언은 공습 장면을 두고 일부 시민이 환호하는 듯한 반응을 보인 배경을 짐작하게 한다. 다만 이는 특정 개인의 견해로, 이란 사회 전체의 여론을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이란 내에서는 외부 군사 개입에 대한 반감과 민족주의적 결집 움직임도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정부, 교민 보호 비상체제
한국 정부도 긴박하게 대응하고 있다. 대한민국 외교부 는 재외국민 보호 대책을 가동하고 이란 체류 교민들에게 외출 자제와 신속 출국을 권고했다. 에너지 수급과 해상 물류 차질 가능성에 대비한 관계 부처 점검도 진행 중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는 국내 원유 수급과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전면전 갈림길
향후 사태의 분수령은 최고지도자 거처 피격 여부의 사실 확인과 이란의 보복 수위다. 지도부를 직접 겨냥한 공격이 현실로 드러날 경우, 이란이 체제 수호를 명분으로 확전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일정 수준의 군사적 충돌 이후 외교적 협상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테헤란 상공을 뒤덮은 검은 연기와 “쳤다”는 외침, 그리고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 이번 공습은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이란 내부의 균열과 중동 질서의 향방을 동시에 드러내는 분수령이 되고 있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