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재한 이란인 시위대 "팔레비 왕조 지지"에 편향...이란 시위 현장과는 차이 있어
[녹색경제신문 = 김지문 기자] 미국이 현지시각 3일 아라비아해에서 자국 항공모함에 접근한 이란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같은날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이 미국 국적 유조선을 유도하고 위협하는 사태 또한 발생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 갈등은 일견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히려 미국의 이란 민주화 시위에 대한 발언 수위는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당 사건 이후 “무엇을 할지 말할 수 없다”,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며 오히려 수위를 낮춘 발언을 이어갔고, 오는 6일 스티브 윗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튀르키예에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건 이상의 회담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며 이란 신정 정부에 협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란 신정 독재정부의 탄압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무관심이 만들어낸 적대적 공생관계 속에서 가장 큰 피해자인 이란 반정부 시위대의 목소리는 지워지고 있다.
<녹색경제신문>은 이란 시위에 참가하거나, 참가한 가족, 지인을 두고 있는 이란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인터뷰하며 현장의 상황을 전하며, 시위에 동참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전해보고자 한다. 해당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된 이후 번역을 거쳤다.
평화시위를 향해 시작된 발포...‘늙은 사람이 앞서서 나가니, 젊은이여 따르라’
- 시위는 언제쯤부터 시작되었고, 언제쯤부터 정부의 진압이 시작되었습니까?
정확하진 않습니다만 12월 28일부터였습니다. 시작하고 나서 며칠간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소식이 많지 않았습니다. 이후 1월 8일부터 시위대에 발포와 폭력진압이 시작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건 제 기억이고, 지역마다 또 다르니 해외 언론을 참고하시는것도 좋을 듯 합니다.
- 신정 독재정부의 시위 진압에 대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제 사촌이 시위진압용 고무탄에 머리를 맞았습니다. 얼굴에 직격으로 맞았는데 겨우 회복중입니다. 제가 본 건 아니지만 언론이나 SNS가 통제되기 전까지 20여명이 거리에 쓰러져 있었다는 이야길 들었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총칼로 무장하고 정부에 저항하기도 했습니다.
시위는 소강상태로 지속되고 있지만, 이란 정부의 유혈 진합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노동자연대가 주최한 “이란 정권 탄압 중단 촉구 행동” 기자회견에 참가한 재한 이란인 영화감독인 코메일 소헤일리 교수는 “나이가 지긋한 여성 두 분이 대열 맨 앞에서 ‘독재자는 물러가라‘고 외치는 것을 보았다”며 “나와 내 친구가 그 분들께 더 안전한 뒷편으로 가시지 않겠냐고 정중하게 권하자 ‘아닐세. 젊은이가 뒤로 물러나. 우리는 이미 살만큼 살았어. 만약 저들이 총을 쏘면 나이 많은 우리가 죽는 게 나아. 자네는 앞으로 살 날이 창창하지 않은가’ 하고 말하기도 했다”는 목격담을 전하기도 했다.
‘미국이 이란 민주주의 지켜줄 줄 알았는데’...일부 시위대는 미국에 분노
- 시위대의 요구와 구호는 어떠했습니까?
처음에는 대부분 “물가를 잡아라”라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이후로 갈수록 “독재정권에 종결을”같은 구호가 페르시아어로 많이 들렸습니다. 제 가족이 사는 곳은 쿠르드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란 서부를 의미한다 : 기자 주)이라 “팔라비 왕실 복귀”같은 말들은 잘 들은 적이 없습니다.
- 팔라비 왕실에 대한 지지가 상당한가요?
레자 팔라비 왕자가 “모월 모일 오후 8시 거리로 모이라”는 말을 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란도 꽤 넓은 나라라 시위대도 각양각색입니다. 테헤란에 사는 중산층들은 레자 팔라비를 일부 지지하기도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모든 시위대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대충 20%정도의 사람들만 팔라비 왕실을 지지했고, 80%정도의 대다수는 왕정의 복귀가 아닌 반독재만을 외쳤습니다.
- 또 다른 구호들은 없었나요?
트럼프의 지원 약속을 신뢰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외국의 개입이 상황을 훨씬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수였습니다. 일부 미국과 이스라엘등이 시위를 지지할 것이라고 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곧 미국에 태도에 분노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졌는데 결국에는 시위대를 위해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저항의 씨앗, 조직되는 학생들
- 현재 상황은 어떠합니까?
시위가 이전보다는 줄어들었습니다. 카페나 영화관, 상점도 시위중에 열리기 시작했지만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감정적인 충격을 겪고 있습니다. 이란 국내 영화제가 개최되었지만 영화 감독들과 예술가들이 이를 보이콧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시위의 가장 큰 이유였던 물가도 계속 폭등중입니다.
-영화계에서 반정부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군요.
일부 친정부 예술가들은 국내 영화제에 참석했다고 합니다. 일종의 대립 구도가 생긴 것입니다. 각지 대학교에서도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 대학교에서는 무슨 일들이 벌어지나요?
학생들이 스스로를 조직하고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정부의 학살에 친구를 잃었습니다. 혹은 체포당한 학생들도 있습니다. 이들을 구명하기 위해 각지 대학에서 조직적인 저항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란인들은 저녁에 친구들과 연회를 여는 것이 매우 일반적인데, 이런 자리에서 나름의 추모와 애도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재한 이란인들의 시점...“일부 개신교 교회, 구 팔라비 왕실과 연대하는 경우도”
- 한국에 계신 이란인들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본 적 있습니까?
아는 사람 중 한국 사는 이란인들이 많이 없어서 아주 잘 알진 못합니다. 한국에 이란인들이 많이 살지 않습니다. 다만 일부 사람들이 시위를 하면서 기독교 교회와 연관이 되어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 또 다른 점이 있을까요?
한국에 계신 이란 분들 일부는 레자 팔라비를 지지한다고 합니다. 다른 이란인들보다 좀 더 보수적이라는 이야기는 들어보았습니다. 성조기와 이스라엘 깃발을 들고 시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일반적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란 민중이 <녹색경제신문>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 제가 이전에 작성한 이란 관련 기획기사를 보내드렸는데 내용은 어떠셨습니까
번역기를 통해 읽어보았는데 이란 내부의 상황을 잘 이해하려 노력해주신 점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이란인들이 현재 외신과 인터뷰를 하기 꺼려합니다. 저 또한 익명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고요. 하지만 이란 내부의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점은 어디에서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 : 어려운 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지문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