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조처로 재차 공급망 변수, 협상용 카드 분석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중국이 엔비디아의 중국향 인공지능(AI) 가속기 ‘H200’에 대해 통관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엔비디아 젠슨황 CEO의 낙관적 메시지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중국이 AI 칩 수급 국면에서 불리한 상황 임에도 강수를 둔 배경을 두고,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협상용 ‘어깃장’으로 보는 시각과 엔비디아의 부담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해석이 동시에 제기된다.
14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세관 당국이 세관 요원들에게 H200의 중국 반입을 허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술 기업들과의 회의에서도 필요하지 않은 한 해당 칩을 구매하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조치는 중국 정부의 공식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H200 출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엔비디아 측 메시지와 정면으로 대치된다. 중국 정부 차원의 명시적 제동이 확인되면서, 실제 주문이 집행 단계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두고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최근 엔비디아는 미국 상무부의 라이선스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해당 물량이 출하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6일(현지 시각) CES 2026 현장에서 “H200 생산 라인이 다시 가동되고 있다”며 “중국의 수요는 매우 높으며 PO(구매주문서)가 모든 것을 말해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젠슨 황은 중국 정부의 공식 승인 여부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중국 정부의 승인 선언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현재 미국 상무부와 라이선스의 마지막 절차를 조율 중이며, 절차가 마무리되면 PO가 들어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중국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강하게 표출한 걸로 봤다.
앞서 중국 기업들은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H200을 중국에 조건부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한 이후 해당 칩을 약 200만 개 이상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엔비디아의 가용 재고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한편,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미·중 간 협상 국면에서의 힘겨루기로 보고 있다. 오는 4월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측이 미국 측을 압박할 협상 카드로 H200 통관 금지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양국의 기 싸움과 별개로 공급망 변수를 재차 맞게 된 엔비디아의 속내는 복잡하다.
이와 관련 한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엔비디아가 공급자로서 충분한 선택지를 확보하고 있었다면 중국 시장을 향한 기대를 반복적으로 강조할 이유가 없다”며 “중국의 통관 제동은 협상용 압박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엔비디아가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 공급망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음을 역으로 시사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문슬예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