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만 바꿨다”…중국산 농산물 1150톤, 반려동물 물품으로 둔갑해 밀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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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만 바꿨다”…중국산 농산물 1150톤, 반려동물 물품으로 둔갑해 밀반입
  • 서영광 기자
  • 승인 2026.01.12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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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물품으로 위장해 세관 허위 신고
중국산 농산물·묘목 1150톤 불법 반입…역대 최대 규모
검역 안 거친 먹거리 유통 우려에 소비자 불안 확산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반려동물 물품으로 위장한 중국산 농산물과 묘목류 1150톤이 검역 절차 없이 국내로 불법 반입됐다가 적발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설립 이후 단일 사건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검역당국에 적발된 수입금지품인 중국산 사과묘목. [사진=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당국에 적발된 수입금지품인 중국산 사과묘목. [사진=농림축산검역본부]

농림축산검역본부는 12일 중국산 농산물과 수입 금지 식물을 조직적으로 밀반입한 중간 수입책 3명과 실제 수입자 9명 등 총 12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9명은 이달 중 인천지방검찰청에 송치될 예정이다. 범칙 당시 물품 가액만 158억원에 달한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23년 1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약 1년간 인천항을 통해 중국산 건대추, 건고추, 생땅콩 등 검역 대상 농산물과 수입이 전면 금지된 생과실, 사과 묘목 등을 대량으로 반입했다. 불법 반입된 물량은 총 1150톤으로, 월평균 컨테이너 10대 분량에 이른다.

수사는 지난해 1월 김포시 한 창고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시작됐다. 당시 현장에서 중국산 건조 농산물 33톤이 적발됐고, 이후 압수한 휴대전화 전자정보 분석을 통해 장기간에 걸친 조직적 밀수 정황이 추가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중국 측 수출자와 공모해 범죄 물품을 ‘반려동물 용품’으로 위장하는 이른바 ‘커튼치기’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컨테이너 내부에 농산물을 숨긴 채 세관에는 반려동물 물품만 수입하는 것처럼 허위 신고해 검역과 통관을 피해온 것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녹색경제신문>에 “요즘 수입 농산물에 대한 불안감이 큰데, 검역도 안 거친 물건이 이렇게 대규모로 들어왔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식탁에 오르는 먹거리를 어떻게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적발된 물품 가운데 중국산 사과 묘목과 생과실은 최근 국내 사과·배 과수원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과수화상병의 기주식물로, 국내 반입이 엄격히 금지된 검역 대상이다. 건고추와 건대추 등 건조 농산물 역시 외래 병해충 유입 우려로 검역 없이는 수입과 유통이 불가능하다.

검역을 받지 않은 농산물을 불법 수입할 경우 식물방역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한편 검역본부는 이번 사건에서 압수한 건조 농산물 33톤을 기존 소각 방식 대신 퇴비화하는 친환경 폐기 방식을 처음 도입했다. 이를 통해 소각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생산된 퇴비 약 300톤을 인근 농가에 무상 공급해 환경 보호와 농가 지원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거뒀다.

최정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검역을 받지 않은 농산물과 묘목, 생과실류의 무분별한 반입은 외래 병해충 유입으로 이어져 농림업 전반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앞으로도 조직적인 법 위반 행위에 엄중히 대응하기 위해 수사전담조직 신설 및 전담수사인력 확충에도 노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역본부는 조직적 밀수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전담 광역수사팀을 신설했으며, 현재까지 다수의 불법 수입 사건을 적발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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