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 타워' 구축해 생산적 금융 프로젝트 협업체계 및 실행력 제고
업계 "'저수익·고위험' 대출 어떻게 다루느냐에 조직개편 성패 달려"
CEO도 리스크 관리 중요성 시사..."'선구안'은 생산적 금융 핵심 역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오직 생산적 금융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타사와 달리 다른 부문이나 부서를 신설하지 않고 '생산적 금융 컨트롤 타워'만을 새롭게 구축했다. 기존 생산적 금융 관련 조직 간의 협업 체계 등을 집중 강화해 프로젝트의 '실행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생산적 금융의 특성상 각 자회사에 가해지는 건전성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리스크 매니지먼트 역량이 이번 조직개편의 성과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8일 신한금융은 '신한 K-성장! K-금융!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젝트는 부동산 담보 중심의 금융 관행 개선 및 생산적 금융 중심의 구조 전환을 목표로 신한금융이 2030년까지 5년간 총 110조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9월 '생산적 금융 관리 조직(PMO)'를 구성해 프로젝트 실행을 위한 초기 추진 체계를 마련했으며, 그해 11월에는 PMO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그룹 생산적 금융 추진위원회'로 격상해 프로젝트 전반의 기본 구상을 마친 바 있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서는 위원회 산하의 프로젝트 통합 추진·관리 조직인 '그룹 생산적 금융 추진단'이 출범했다. 그룹 차원에서는 다른 조직 신설 없이 오직 해당 조직만이 새롭게 꾸려졌다.
이는 타 금융그룹 대비 비교적 '단촐한' 조직개편이다. 신한금융과 달리 하나금융은 '투자·생산적금융부문'과 함께 신사업·미래가치부문 등을 신설했으며, KB금융도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해 CIB(기업투자금융)마켓 부문을 신설하는 동시에 WM(자산관리)·SME(중소기업) 부문과 미래전략부문 등을 신설했다. 생산적 금융에 최대한 집중하겠다는 신한금융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이라는 표현이 새로울 뿐이지 세부 내용은 기존에도 꾸준히 해오던 것들인데, 전담 조직 등을 갑자기 신설할 경우 프로젝트 진행 속도와 '생산성' 등은 되려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조직개편에서) 고려했다"며 "다만 프로젝트 규모가 큰 만큼 실행력 및 생산성을 제고하고 관련 조직 사이의 연결고리를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컨트롤 타워 격인 추진단을 본격적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그룹 생산적 금융 추진단은 투자, 대출, 재무·건전성, 포용금융 등 4개 분과로 구성됐다. 신한금융은 생산적 금융 추진위원회와 분과별 협의회, 추진단 임원회의 등 각 회의체를 정기 운영하며 프로젝트 추진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9개 자회사별 총괄 그룹장과의 협업 체계를 통해 첨단산업과 지역경제에 파급효과 큰 항목을 중심으로 금융 지원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추진 성과를 그룹 최고경영자(CEO) 및 자회사 CEO 전략 과제에 반영, 그룹 전반의 프로젝트 실행력을 상향시킨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이처럼 생산적 금융 추진에 방점을 찍은 신한금융의 조직개편이 성과를 거두려면 무엇보다도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금리는 낮고 부실위험은 높은 대출로 쏠리기 쉬운 생산적 금융의 특성상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흔들릴 시에는 생산적 금융에만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의 '효용'이 급감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한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 비율은 0.76%로 직전 분기 대비 0.04%포인트(p) 낮아졌다. 다만 비율 자체는 지난해 말(0.71%)과 마찬가지로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생산적 금융 추진으로 인한 부담을 타사 대비 신한금융이 더욱 강하게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NPL 비율은 전체 대출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의 비율을 뜻하는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실 생산적 금융 프로젝트가 가져올 건전성 부담 등은 신한금융이 아닌 모든 금융사의 문제"라며 "다만 신한금융은 건전성 지표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인 데다가, 프로젝트 규모도 소폭이지만 다른 곳보다 큰 만큼 부담은 한층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이 같은 건전성 부담을 고려해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일례로, 신한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신한은행은 이번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여신그룹 내 생산포용금융부를 만들어 제도 설계부터 운영·리스크관리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도록 했으며, 신한캐피탈은 상품·기능 중심의 조직 재편으로 투자 전문성을 강화했다.
그룹의 수장 역시 최근 생산적 금융과 관련해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진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생산적 금융 강화를 주문하면서 "산업과 미래의 변화를 꿰뚫어 보는 선구안은 생산적 금융에 필요한 핵심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