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퇴는 어렵고 물량은 증가…현장·온라인 반응 엇갈린 현실
편의성 vs 신뢰의 충돌…이커머스 시장, 새로운 균형점 시험대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쿠팡의 역대급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소비자 행동과 여론을 양분시키고 있다.
정보 3370만건이 한꺼번에 새어 나간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쿠팡을 떠나는 사람들’과 ‘오히려 더 사용하겠다는 사람들’이 동시에 늘고 있는 양분화된 상황이 관측되고 있다.
특히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에 그치지 않고 있다. 쿠팡의 대응 방식, 복잡한 탈퇴 절차, 멤버십 해지 혜택 논란, 물류 현장의 체감 물량, 주요 소비층의 충성도까지 각종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히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전체의 흐름을 뒤흔들고 있다.
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 사태 직후 온라인에는 ‘탈팡(탈쿠팡)’ 인증 글이 쏟아지고 있다.
비밀번호 재입력·본인 확인·이용내역 확인·설문조사 등 6~7단계를 거쳐야만 탈퇴가 가능하다는 경험담이 공유되면서 일부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특히 소비자들의 불쾌감을 키운 건 쿠팡의 초기 대응이었다. ▲사과문을 이틀 만에 홈페이지에서 내린 점 ▲‘유출’을 ‘노출’로 표현한 문구 ▲임원들의 주식 매도 ▲멤버십 해지 시 일부 계정에는 쿠폰·무료 기간을 주고, 다른 계정은 아무 혜택도 없는 ‘차별 논란’등, 복합적 요소가 누적되며 일각에선 “잘못은 그렇다 치더라도 태도가 더 실망스럽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탈퇴뿐 아니라 이용 중단으로 전환하는 소비자도 늘었다. 실제 하루 활성 이용자(DAU)가 역대 최고치 대비 약 18만명 감소한 데이터도 공개되며 ‘이탈 본격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흥미로운 건, 탈쿠팡 여론과 달리 현장 물량은 오히려 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점이다.
자신을 쿠팡 배송기사라고 밝힌 A씨는 SNS에 “탈쿠팡 글은 넘쳐도 실제 주문은 오히려 많다”고 밝혔다.
이어 “대처는 분명 잘못했지만, 지금 쿠팡을 대체할 수 있는 회사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글에는 오히려 ‘쿠팡을 지키자’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대안이 없어서 계속 쓴다”, “새벽배송은 절대 못 놓침”, “기사님들이 피해 볼까봐 더 주문했다”, “알리·테무로 시장이 넘어가는 건 더 위험” 등 일부 소비자는 쿠팡을 응원한다는 문구를 집 대문에 붙이는 사진까지 공유하며 ‘지지 선언’까지 보여주고 있다.
이번 사태가 여론을 극단적으로 갈라놓은 핵심 이유는 다음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유출로 인한 신뢰·안전성 문제 ▲일상생활을 지탱하는 압도적 편의성
즉, “분노는 들지만 대체제가 없다”고 느끼는 측과 “편리해도 이번 일은 용납 못한다”는 측이 선명하게 나뉘고 있다.
여기에 쿠팡의 부적절한 대응 방식이 ‘탈쿠팡 여론’을 키웠고, 반대로 쿠팡의 물류 효율·가격 경쟁력·배송 인프라는 ‘지켜야 한다’는 실사용층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분명한 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플랫폼에 대한 신뢰와 가장 편리한 서비스에 대한 의존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는 중이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