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규모 CEO 교체·HQ 폐지 등 ‘세대교체·책임경영’ 드라이브
재계 “반등 카드로 신유열…3세 경영 체제 본격 시험대”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유동성 불안설과 실적 부진 속에 흔들리는 롯데그룹이 ‘비상경영 체제’를 이어가는 가운데, 그룹 안팎에서는 위기를 돌파할 열쇠로 신유열이 지목되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구조조정·전보·임금피크제 등 누적된 인사 피로로 구성원 불만이 높아지고, 외부에서는 “문어발식 확장과 복잡한 지배구조의 한계”라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커진 분위기다.
‘문어발식 M&A’…수익성 악재에 겹쳐 지금 부담 ↑
롯데그룹이 현재 경험하는 유동성 압박의 배경에는 지난 10여 년간 이어진 공격적 확장 전략이 자리한다.
신동빈 회장은 취임 이후 약 7조원대 규모의 M&A를 단행하며 화학·유통·렌탈·소재 등 다수 산업을 빠르게 끌어안았다. 지난 2015년엔 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 등 삼성 화학 계열 3곳을 약 약 2조8000억원에 인수하며 롯데케미칼 포트폴리오를 단숨에 확대시켰다.
이어 최근에는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해 배터리 소재 분야까지 진출하며 미래사업 외연을 넓혔다.
하지만 문제는 대규모 차입에 의존한 확장 전략이 현재 실적 부진과 결합해 ‘재무 부담’으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원자재 가격 변동, 중국 수요 약세가 겹치며 화학 부문의 실적이 흔들렸고, 일부 해외 유통·렌탈 등 비핵심 계열사는 수익성 악화로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화학·소재 중심 인수는 당시엔 신성장동력 확보로 평가됐지만, 최근 수익성 둔화와 차입 규모 증가로 인해 오히려 유동성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 괴담 속 비상경영 장기화…내부 피로도 ‘고조’
올해 들어 롯데는 화학 부문의 EBITDA(상각전영업이익) 하락, 일부 계열사 차입 증가, 해외법인 실적 둔화 등으로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다. 그룹은 지주사를 중심으로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하며 자산 매각·사업 재편·투자 조정 등 유동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비상경영이 길어지면서 내부 피로도 역시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임금피크제 적용 확대, 전보·전환배치, 인력 구조조정 등이 이어지면서 “현장만 소모되고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또한 한 계열사 직원은 <녹색경제신문>에 “경영진의 리스크가 현장에까지 쏠리며 임직원들의 희생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인사·조직 개편의 강도, “그 어느 때보다 셌다”
이에 재계와 내부 임직원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신유열 부사장에게 향하고 있다.
올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는 전체 계열사 CEO 60여 명 중 약 3분의 1인 20명이 교체됐다. 화학군에서는 13명 중 10명이 물갈이되며 가장 큰 변화가 있었다. 전체 임원 수는 전년 대비 13% 축소됐다.
지난 약 9년간 유지돼 온 본사 HQ(헤드쿼터) 중심 사업총괄 체제는 폐지됐다. 대신 계열사 책임경영 체제가 강화되며 의사결정 구조가 재편됐다. 이는 젊은 리더십·외부 전문가 영입·성과 중심 HR 체계를 기조로 한 체질 개선의 신호로 해석된다.
신유열은 롯데지주 내 미래성장·글로벌 전략을 총괄하며 신사업·기획의 핵심 라인에 있었고, 이번 인사를 통해 바이오·신성장 분야까지 전면적으로 관여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사실상 ‘3세 경영’의 공식적인 출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에서는 그의 역할 확대를 ▲지배구조 단순화 ▲비핵심 사업 정리 및 포트폴리오 재편 ▲성과 중심 평가제 도입 ▲젊은 리더십 기반의 조직 쇄신으로 읽고 있다.
특히 “문어발식 확장 중심이던 그룹 체제는 한계에 도달했다”, “이제는 선택과 집중,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등의 요구가 커지며 신유열 체제에 대한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신동빈 회장 체제는 안정과 관리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공격적 혁신과 포트폴리오 재편이 필요한 시기”라며 “그 역할을 3세 경영인 신유열이 맡게 됐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