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노조 압박 속 해법은 오리무중
현금흐름 악화까지…“연말이 사실상 마지막 분기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며 ‘변곡점’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마지막 희망으로 여겨졌던 공개 매각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홈플러스의 회생 시나리오는 재편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지난 26일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마감됐지만 단 한 곳의 인수 의향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하렉스인포텍과 스노마드 역시 본입찰 참여를 포기했다.
이에 법원은 다음 달 29일로 예정된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까지 채권자협의회, 매각 주간사 등과 함께 자체 회생계획안 마련 또는 2차 매각 절차 재추진 여부를 논의해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그동안 인수자를 찾기 위해 스토킹호스 방식과 공개경쟁입찰을 잇달아 진행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M&A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현재 구조로는 인수자가 감당해야 할 위험이 너무 크다는 게 시장의 평가”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부담은 기업가치 7조원 규모의 몸값, 2조원이 넘는 금융부채, 2만명 직접고용·최대 9만명에 이르는 고용승계 이슈가 한꺼번에 얽혀 있다는 점이다. 최근 공개된 삼일PwC 보고서에서 청산가치(3조6816억원)가 계속기업가치(2조5059억원)를 웃도는 점도 시장의 기대감을 떨어뜨렸다.
정치권에서는 지역 상권과 일자리 문제를 거론하며 농협중앙회가 인수를 검토해야 한다는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어기구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에게 홈플러스 인수를 검토하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강 회장은 이에 대해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도 연간 각각 400억원 적자를 내며 직원 200명을 구조조정한 상황”이라며 “인수 논의는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의 위기감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정책조정회의에서 “30만명의 생계가 벼랑 끝에 섰다. 정상화를 위한 모든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10년간 부동산 매각과 고배당으로 이익만 챙긴 MBK의 약탈적 경영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MBK의 책임을 엄중히 묻되 홈플러스는 반드시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