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로젠 엔투텍 인수자금, 엔투텍이 직접 돌려줘
에이프로젠 "조합 지분 99.9%보유했지만 주인은 아니다"
[인사이트녹경=박준형 기자] 에이프로젠이 엔투텍을 인수한 가운데 무자본 인수합병(M&A)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에이프로젠이 투입한 인수자금을 엔투텍을 통해 돌려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에이프로젠은 엔투텍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들을 활용해 전환사채(CB) 발행·매각하면서 사실상 현금 유출 없이 M&A를 성사시키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7일 에이프로젠은 400억원 규모의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16회차 CB를 ‘제이드 신기술조합 제79호’(제이드 79호)에 매각했다. 제이드 79호는 엔투텍이 지분 99.98%를 보유한 곳으로 엔투텍은 제이드 79호에 총 591억원을 출자했다.
에이프로젠 그룹의 엔투텍 인수에는 계열사들의 자금거래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계열사간 CB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과 자금출자, CB의 매각을 통한 자금회수 등이다. 이같은 구조를 통해 김재섭 에이프로젠 회장은 엔투텍을 지배하게 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실질적 자금 투입은 없었다.
에이프로젠이 투입한 자금은 에이프로젠으로 돌아왔다. 자금 이동경로를 간단히 보자면 ‘에이프로젠→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엔투텍→에이프로젠’의 흐름이다.
앞서 엔투텍 최대주주인 엠제이홀딩컴퍼니는 보유하고 있던 지분 전부를 ‘몬타나 신기술조합 제72호’(몬타나 72호)에 325억원에 매각했다. 몬타나 72호는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지분 99.99%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프로젠의 손자회사인 셈이다.
자금의 원천은 에이프로젠이 인수한 앱트뉴로사이언스(전 지오릿에너지)다. 앱트뉴로사이언스는 에이프로젠이 지난 1월 엔투텍으로부터 인수한 회사다.
앞서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앱트뉴로사이언스를 대상으로 650억원의 17회차 CB를 발행했으며, 326억원이 몬타나 72호에 출자됐다. 엔투텍이 에이프로젠에 매각한 앱트뉴로사이언스의 자금이 엔투텍을 인수하는데 사용된 것. 시장에서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의 엔투텍 인수가 무자본 M&A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에이프로젠이 최근 제이드 79호(엔투텍 자회사)에 매각한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16회차 CB 400억원과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의 엔투텍 인수를 함께 보면 무자본 M&A 정황이 잘 드러난다.
에이프로젠이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에 투입한 자금(엔투텍 인수자금)을 엔투텍 자회사(제이드 79호)가 보전해 줬기 때문이다. 앞서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몬타나 72호)는 325억원을 들여 엔투텍을 인수했다. 또 엔투텍(제이드 79호)은 400억원을 들여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16회차 CB를 인수했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의 16회차 CB를 보유했던 곳은 에이프로젠이다. 에이프로젠이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에 투입한 400억원(16회차 CB)을 엔투텍이 되돌려 준 것인데, 자금흐름만 놓고 보면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의 엔투텍 인수자금을 엔투텍이 직접 마련해준 모양새가 된다.
일련의 M&A과정에서 김재섭 에이프로젠 회장과 엔투텍 최대주주였던 엠제이홀딩컴퍼니 모두 이익을 챙겼다. 엔투텍 최대주주였던 엠지이홀딩컴퍼니는 앱트뉴로사이언스를 에이프로젠에 선 매각(410억원)하면서 엔투텍의 보유 현금을 늘렸다. 앱트뉴로사이언스 매각을 통해 엔투텍이 확보한 현금은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의 근거가 됐다. 엠제이홀딩컴퍼니는 엔투텍 지분을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에 매각하면서 700%에 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에이프로젠은 앱트뉴로사이언스 인수를 통해 실질적인 자금 투입 없이 엔투텍까지 지배하게 됐다. 에이프로젠은 앱트뉴로사이언스 인수 자금도 대부분 회수한 것으로 확인된다. [본지보도 2월24일 : 에이프로젠, 파킨슨병 특허가 비히클?…김재섭 '먹튀경영' 도마 위①]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전형적인 무자본 M&A로 보인다”면서 “엔투텍의 앱트뉴로사이언스 매각 당시부터 이같은 M&A 구조가 설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에이프로젠은 몬타나 72조합 및 제이드 79조합의 자금 운용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엔투텍 무자본 M&A 논란과 관련한 <녹색경제신문>의 질의에 에이프로젠 관계자는 "엔투텍을 인수한 것은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아닌 몬타나 72조합"이라면서 "몬타나 72조합 및 제이드 79조합의 업무집행조합원(GP)는 이스트게이트인베스트먼트"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엔투텍은 제이드 79조합의 최대출자자지만, 자금 집행을 하는 것은 이스트게이트인베스트먼트"라면서 "제이드 79조합이 에이프로젠으로부터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CB를 인수한 것은 향후 이익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인수한 것 같다"고 밝혔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와 엔투텍은 각각 몬타나 72조합, 제이드 79조합의 지분 99.98%, 99.99%를 보유하고 있다.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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