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3 홈페이지에는 'e'-GMP라 명명... 기아의 꼼수 아니냐는 지적
[녹색경제신문 = 윤정원 기자] 기아 EV3를 둘러싼 E-GMP 논쟁이 최근 불거지고 있다.
기아는 EV3 출시 이후 줄곧 EV3의 플랫폼에 E-GMP가 들어간다고 홍보해왔다. 당시에도 EV3의 E-GMP가 기존 현대차가 대대적으로 홍보해온 E-GMP와 다르다는 점이 문제 제기됐지만, 최근 다시 재조명되고 있는 사안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홍보 행사나 보도자료 등을 통해 E-GMP(Electric Global Modular Platform)를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선도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라고 명명해왔다. 전기차 전용으로 탄생한 E-GMP를 채택한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에 맞게 설계된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해야 했던 기존 전기차와는 완전히 다름을 어필했다.
하지만 기아의 EV3는 내연기관차대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차량이다. 때문에 전기차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면 없었을 기름통 공간이 남아있고, E-GMP의 핵심 기술인 스케이트 보드 형태의 배터리 또한 부재하다. 전기차 전용 섀시가 아니라서 하부 충격 시 배터리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EV3가 E-GMP가 적용된 차량들보다 니로 EV에 더 가깝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V3는 충전 포트의 위치가 오른쪽 프론트 휀다에 위치해 있으며, 이는 아이오닉5·아이오닉6·EV6 등 대표적 E-GMP 차량들과 다른 점이다. 후륜구동 기반인 E-GMP 차량들과는 다르게 EV3만 전륜 구동으로 설계된 점도 의아함을 자아낸다.
기아 EV3는 E-GMP의 서자인가?
기아는 현재 자사 홈페이지에 EV3에 대한 설명에 'e'-GMP라고 명명했다. E-GMP가 탑재된 차량인 EV6의 설명에는 대문자 E가 들어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소비자들은 e와 E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기아 측 설명의 부재에 불만을 제기했다.
EV3 차주 A씨는 "솔직히 소비자들은 E-GMP에 대해서 정확히 잘 모른다. 근데 현대가 그동안 계속 E-GMP 좋다고 떠들었지 않냐. EV3도 E-GMP가 적용됐다고 해서 큰 맘먹고 전기차 구매했는데 이제 와서 e-GMP라고 말하면 소비자를 물로 보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기존의 논란을 다 차치하고 상품성만 보라는 소비자들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또 언젠가 유사한 방식으로 소비자를 우롱할지 모른다"고 답했다.
현대차그룹은 문제 제기 이후로 E-GMP에 대한 개념을 확장하며 내연기관차대 기반도 포함한다는 입장이다. 한편에서는 '3년간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던 E-GMP의 정의를 이렇게 한순간 바꿀 수도 있는가'라며 실망스런 분위기다.
윤정원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