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기후 위기 대응 위한 다양한 전략 시도 중
스마트팜 투자·신품종 개발·대안식품 대중화 전략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다음 한해의 경제 전망을 담은 책인 ‘트렌드 코리아 2025’가 내년 화두가 될 트렌드 중 하나로 ‘기후감수성’을 뽑았다. 올해를 삼켜버렸던 역대급 무더위처럼 기후위기가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당장 해결해야 할 ‘현존하는 위험’으로 급부상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도 기후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25일 <녹색경제신문>은 식품업계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생존 방식 등 ‘기후감수성(Need for Climate Sensitivity)’ 키워드를 실천하는 현황을 살펴봤다.
이상기후로 올 여름 폭염과 장마가 이어지면서 농산물의 가격이 치솟은 것에 식품업계는 ‘스마트팜’으로 대응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ICT(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농작물 재배 시설의 온도와 습도, 일조량 토양상태 등을 분석해 제어함으로써 작물 재배에 적절한 상태로 바꾸는 기술이다.
농심은 지난 2018년부터 스마트팜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난 2022년 11월에는 오만에 컨테이너형 스마트팜을 처음으로 수출했고, 지난해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와 스마트팜 수출 업무협약을 맺었다.
신세계푸드, CJ프레시웨이는 올해부터 농가 스마트팜 설비 구축을 지원하고 이들이 재배한 농산물을 전량 납품받는 계약재배 협약을 맺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야채 수급 불안을 스마트팜 재배 물량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리온은 신품종 개발을 통해 감자칩 원재료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는 고온과 가뭄으로 추운 환경에서 자라는 감자의 생산량이 줄어든 것에 대한 대응이다.
올해 초 오리온은 이상기후에도 버틸 수 있는 새로운 감자 품종 ‘정감’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10년간 감자 유전자 450여 개를 가지고 약 50만 번의 조합 테스트를 통해 찾아낸 최적의 결합이다. ‘적응력’ 강한 품종 개발로 기후 위기에서 비롯된 공급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 미래적인 전망을 위한 식품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도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25일 <녹색경제신문>에 “미래적인 비즈니스를 위해 기후 위기를 늦출 수 있는 저탄소 식품 개발 등 대안식품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안식품은 신세계푸드가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의미로 식물성 대안육, 치즈 등에 사용하고 있는 단어다. 신세계푸드는 공장식 축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식품 사업이 변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느껴 지난해 식물성 대안식을 판매하는 브랜드 ‘유아왓유잇’을 론칭했다.
신세계푸드는 대안 식품 판매 외에도 서울 강남 코엑스에 ‘유아왓유잇’ 비건 레스토랑을 운영 중이다. 해당 식당에서는 비건 샐러드, 샌드위치, 트러플 자장 파스타, 식물성 미트볼 토마토 파스타 등 다양한 대안식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풀무원의 자회사 풀무원푸드앤컬처도 지난 2022년 ‘바른먹거리로 사람과 지구의 건강한 내일을 만드는 기업’ 미션을 기반으로 비건 인증 레스토랑 ‘플랜튜드’를 론칭했다. 지난 2022년 5월 코엑스에 1호점, 지난해 3월 용산 아이파크몰에 2호점을 오픈해 운영 중이다. 플랜튜드로 비건의 대중화에 앞장 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우리나라가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기로 한 가운데, 식품업계가 탄소중립 실천에 나서고, 재활용 포장재 기술 개발을 상용화하는 등 기후 위기 대응에 힘을 쏟고 있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