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BGA가 뭔가요?"...AMD 고성능 서버 기판 양산 맡은 삼성전기, 개발 담당 상무가 직접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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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BGA가 뭔가요?"...AMD 고성능 서버 기판 양산 맡은 삼성전기, 개발 담당 상무가 직접 설명한다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4.08.2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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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뒤집어 솔더 격자배열하는 FCBGA
기존 와이어본딩 한계 도달하면서 개발
기판, 반도체·메인보드 사이 버퍼링 역할
열 팽창·대형화·고층 빌드 등 난이도↑
[사진=삼성전기]
[사진=삼성전기]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삼성전기가 고성능 FCGBA의 핵심 기술을 과시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7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AMD와 고성능 컴퓨팅 서버용 FCBGA 공급 계약을 맺고 제품 양산을 시작하는 등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하이엔드급 서버용 기판 양산 기업이다. 

먼저 FCBGA(Flip Chip Ball Grid Array)란 기존 칩을 실장하는 방식을 뒤집은 뒤(Flip: 뒤집다) 볼을 격자 배열해(Ball Grid Array) 마더보드에 붙이는 방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칩을 뒤집게 된 배경에 대해 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개발팀 상무는 "원래 웨이퍼는 가공하면 한 면만 소자가 되고, 뒷면에는 아무 것도 없다. 예전에는 만들어진 칩을 기판 위에 붙일 때 전선을 가장자리에 붙이는 '와이어 본딩' 방식을 썼다. 문제는, 와이어본딩을 무한정 길게할 수가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신호처리양이 많은 칩들이 등장하면서, 가장자리에만 신호 단자를 붙이는 방식은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황 상무는 "와이어본딩이 문제가 되는 때는 CPU나 GPU처럼 신호가 굉장히 많아서 가장자리에만 단자를 만들어서는 안 되는 경우다. 정보처리양이 많으니 내부에도 단자를 만들어야하는데 가운데까지 길게 와이어를 뺄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개발된 것이 '플립 칩' 기술"이라고 말했다.

플립 칩 기술 자체는 오래됐다. 칩을 뒤집은 뒤 '솔더'라 불리는 주석 베이스의 융점이 낮은 금속을 촘촘히 배치해 기판과 칩을 붙이고 연결하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도 기술력이 중요하다. 열 변화를 고려해야하는 것이 그 예다. 

황 상무는 "기판은 열이 가해지면 형태가 변하기 때문에 한 상태에 맞추면 상온에서 매칭이 안 되고, 다른 상태에 맞추면 또 온도가 낮아지면서 매칭이 안 된다. 모든 상태에서 다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고려해야할 또 다른 중요한 사안은 반도체와 메인보드의 전기신호 단자 간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사진=삼성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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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상무는 "메인보드의 단자 간격이 네 배 정도 크다. 이 사이즈 차이를 버퍼링해 줄 연결고리가 필요하다. 즉, 이 미세한 반도체를 마더보드에 심기 위해서는 중간 매개체가 필요하고, 패키지 기판이 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중간 기판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작게 만드는 '미세화' 기술은 물론, 접속 기술도 중요하다. 

[사진=삼성전기]
[사진=삼성전기]

기판도 엘리베이터처럼 쌓아올리는데, 이 층들이 모두 잘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중요한 것이 요즘 트랜드인 대형화다. 

황 상무는 "예전 서버 기판은 5X5cm 크기였다면, 요즘에는 10X10cm까지 크기가 올라갔다. CPU 다이는 12개가 올라가고, 주변 컨트롤러도 올라가고 나면 그 가격만 해도 수 천 달러다. 무엇 하나 잘못돼서는 안 되는데데다가 이 전체가 평평해야 되고, 10만 개의 범퍼 모두가 연결이 잘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넓은 기판에서 시그널이 길게 들어가면 저항의 궁합을 맞추는 것도 힘들어진다. 전력소모도 많아진다. 그래서 대형화를 위해서는 '대면적/임베딩' 기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기는 PC와 태블릿 CPU, 전장용 CPU, 서버와 AI용 CPU를 위한 기판에서 높은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기판 층수는 20층 이상도 가능하다. 

고객사의 요구사항도 점차 복잡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큰 기판이 여러 층 쌓아지는 것을 원할 뿐만 아니라, '칩렛(chiplet)' 전용 기판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칩릿이란 칩을 여러 개로 나누는 것을 가리킨다.

황 상무는 "5나노를 쓰다 2나노를 쓰면 연산처리가 세 배 빨라지지만, 모든 것이 그렇지만은 않다. 예를 들어 캐시 메모리나 컨트롤러는 3나노가 되든 7나노이든 성능이 비슷하다. 그래서 기능을 빼내고 나눈다. 결과적으로 작은 칩 여러 개가 기판에 올라가야 되고, 이 작은 칩들을 '칩렛(chiplet)'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칩렛을 기판에 올리는 것이 최근 주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이 기술이 없었다면 서버반도체 패키지 가격은 두 배, 세 배까지 뛰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전력 기술도 중요하다. 

기판 하나가 크게는 밥솥 하나에 맞먹는 전력을 쓴다. 이 기판이 수 백 개 서버에 들어가는데, 발열 관리가 안 되면 큰일난다. 신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약품처리와 재료개발도 중요하다.

삼성전기는 반도체기판 분야에서 초격차 기술력을 유지하기 위해 투자금액 1조 9천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부산과 베트남 신공장을 첨단 하이엔드 제품 양산기지로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공장은 부산 공장을 그대로 복제한 형태다. 부산 공장에서 베트남 공장을 원격조종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해외 리스크'도 줄였다. 

삼성전기 베트남 공장은 자동화된 물류 시스템과 첨단 제조환경을 기반으로 지능형 제조 시스템을 운영하는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적용해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능형 제조 시스템을 통해 공장 내 모든 운영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 분석하여 라인 운영에 실시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기 베트남 공장은 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최적의 레시피를 자동으로 적용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실시간 분석을 통해 최고 품질의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2022년 10월 국내 최초로 서버용 FCBGA 양산에 성공한 이후 업계 최고 수준의 FCBGA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삼성전기는 클라우드 시장 성장에 따른 고성능 서버 및 네트워크, 자율주행 등 하이엔드 반도체기판 시장에 집중해  2026년까지 고부가 FCBGA 제품 비중을 50%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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